개방 앞둔 창덕궁 걱정태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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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서울시내 한복판에 산재한 5대 고궁 가운데 일반의 접근이 어려웠던 창덕궁(비원)이 문민시대를 맞아 일반에 개방된다. 문화재관리국은 21일 5대 고궁 특성화관리방안을 발표, 이 가운데 전통조경이 가장 잘 돼있는 창덕궁을『아름다운 우리의 전통 경관 속에서 여가를 선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고 밝히고 관리개선책을 마련했다.
이번 개선방안은 지난 90년부터 시작, 10개년 사업으로 추진중인 조선왕궁 복원계획과 맞물려 일제에 의해 훼손된 조선왕궁을 원래 모습으로 되찾고 이를 시민에게 친숙한 휴식공간으로 바꾼다는 취지라고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창덕궁 내에서 현재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인정전 행각·어도 및 내정박석포장·원 바깥 담장 부분 등으로 내년까지는 사업이 마무리될 예정인데 뒷산에 있던 군사시설(방공포대)도 지난주 완전히 철거됐다.
이번 관리개선의 주안점은 관람객이 안내원을 일일이 따라다닐 필요 없이 표지를 따라가다 보면 중점지역에 안내원이 고정 배치돼 시설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는 식이다. 현재 영어·일어·불어·한국어 등 4개국어로 설명해주는 안내원이 모두 8명뿐이어서 휴일·주말의 경우 2천명까지 몰리는 관람객에게 하루 15차례씩 서비스하기 힘들다는 인력관리상의 고려가 앞선 서비스개선책인 셈이다.
그러나 관람객들은 비원이 완전한 휴식공간으로 시민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이런 정도의 개선대책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관리사무소 측은 비원을 완전 개방하면 잘 가꿔놓은 궁원조경이 망쳐지기 쉬운데다 쓰레기가 이곳저곳에 널려 적은 인원으로는 관리에 버겁다고 말하고 있다.
1904년에 붙여진 비원이라는 이름 외에 후원·북원·금원이라는 별칭을 갖고있는 창덕궁이 더 이상 접근하기 힘든「금원」의 인상을 풍기지 말고 완전 개방되기를 많은 사람들이 바라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완전개방으로 이행하기 위한 보다 효율적 관리대책을 마련하고 일반관람객도 문화재보호의식·쓰레기 되가져가기·수목보호등 선진국의 질서 있는 관람태도를 배워야할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방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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