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중국 아성 뒤흔든「무명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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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둥근 공의 향방처럼 알 수 없는 것이 승부의 세계일까.
무명 라켓의 돌풍이 제42회 탁구선수권대회가 한창인 예테보리 스칸디나비움 체육관을 강타,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개인전 본선의 막이 오른 20일 새벽(한국시간)은 스웨덴 남자 팀이 강풍에 휘말린 하루였다.
91지바 세계선수권 남자단식 챔피언으로 세계 4위에 올라있는 요르겐 페르손(스웨덴)이 강력한 우승후보란 이곳 언론의 전망이 무색하게 단식 1회전에서 탈락, 이번 대회 최대 파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상대는 무명에 가까운 프랑스의 패트릭 실라. 올해 24세로 세계랭킹 77위인 왼손잡이 실라는 프랑스의 단체전 주전멤버로도 기용되지 못했던 무명. 그런 실라에게 단체전 우승의 주역인 페르손이 단 한 세트도 뺏지 못하고 3-0으로 허망하게 무너졌다. 한 세트를 뺏기는커녕 2세트에선 실라의 절묘한 서브에 농락 당해 12-0, 20-1로 끌려 다니다 21-4로 패하는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페르손 탈락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인 10분 뒤 이번엔 발드너·페르손과 함께 단체전 주전멤버로 단체전 단식에서만 9연승을 거두며 맹활약한 페터 카를손(세계13위)이 역시 벨로루시의 무명 블라디미르 삼소노프(세계69위)에게 3-1로 역전패, 1회전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특히 본쉴리와 짝을 이뤄 지바 대회 남자복식 패권을 차지했던 카를손은 복식 1회전에서도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헝가리의 하르치-바토르피 조에 2-0으로 패해 역시 탈락하는 참담한 성적을 기록했다.
또 스웨덴의 차세대 에이스로 큰 기대를 모으고있는 올해 제1회 글로벌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자 페터 닐손(17세)은 중국의 왕타오에게 3-0으로 완패했다. 신예의 기가 꺾이기는 중국도 마찬가지. 중국탁구가 공들여 키워온 이면타법의 주인공 류궈량(세계24위)이 역시 1회전에서 세계 1백30위에 불과한 일본의 무명 마쓰다에게 3-0으로 완패하고만 것. 【예테보리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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