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탁구선수권 여자단식|천징 허즈리 겅리쥐안 중국 떠난 삼총사 정상노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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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세계 챔피언 출신 천징(23) 허즈리(28)와 겅리쥐안(32)등 탈중국 트리오가 국적을 바꿔 덩야핑(등아평)이 버티는 제42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식 정상의 문을 두드린다.
91지바 세계선수권 우승이래 근 2년간 무패의 가공할 전적을 자랑하는 덩야핑의 철옹성에 도전하는 이들 중 선두주자는 88년 서울올림픽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천징.
서울올림픽에서 18세의 어린 나이에 걸맞지 않은 침착성과 영리한 두뇌 플레이로 자오즈민 리후이펀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따돌리고 챔피언에 오르는 등 위기 관리 능력 면에선 세계 최고인 천징이기에 백핸드의 긴돌기를 이용, 변칙공격을 퍼붓는 덩야핑과의 한판승부가 더욱 흥미를 끈다.
또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엔 일본 오사카탁구협회 고야마 히데유키씨와 국제 결혼, 지난해말 일본선수권대회 패권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한 허즈리가 고야마 지레란 일본이름으로 역시 개인단식에 출전, 눈길을 모았다.
87년 제39회 뉴델리세계선수권 챔피언 허즈리는 특히 서울올림픽 때 중국코칭 스태프와의 불화로 대표에서 탈락되자 이에 반발, 은퇴를 선언한 전력이 있는 만큼 각오가 남달라 역시 전세계챔피언으로 캐나다에서 활동중인 겅리쥐안과 함께 중국대표팀을 괴롭힐 것으로 전망된다.
겅리쥐안은 지바 세계선수권 단식 16강전에서 덩야핑·차오훙에 이어 중국랭킹 3위 가오쥔(고군)을 3-1로 격파, 중국 팀에 망신을 안겨준 장본인.
중국 탁구인들은 이들처럼 국적을 바꿔 세계 선수권에 출전, 모국인 중국선수들을 깨뜨리는 선수들을 비꼬아 곁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소면호라 부른다.
과연 이들 트리오 중 누가 소면호가 될 것인지 현정화·홍매옥 등의 선전 여부만큼 관심을 모으는 것이다. 【예테보리=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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