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초은하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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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은 물론 지구의 크기까지 거의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세에 이르러 찬란했던 고대의 천문학이 얼마나 퇴보했던지 사람들은 다시 평평한 지구를 신봉하게끔 되었다. 즉 배를 타고 멀리 밖으로 나가면 바닷물과 함께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된다는 우주관이 지배적이었다.
콜럼버스도 항해를 떠나기 전 그러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적지않게 시달렸다고 한다.
근세에 이르러 코페르니쿠스에 의해 의심받기 시작한 천동설은 마침내 케플러와 갈릴레이에 의해 무너진다.
그리하여 지구는 태양계의 중앙에서 쫓겨나 세번째 행성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천동설의 몰락만이 강조돼 교육되는 면이 있지만 천문학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사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그후 허셀은 직경이 50㎝에 이르는 천체 망원경을 이용, 천왕성을 발견하고 은하수가 무수히 많은 별들의 모임이라는 사실을 알아내 인간이 생각해 온 우주를 처음으로 태양계의 크기를 넘어 은하계의 규모로 확장시켰다. 그러나 허셀은 여전히 우리 태양계가 은하계의 중심에 있는 것으로 믿는 오류를 범했다.
그후 새플리는 태양계가 은하계의 가장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밝힌다. 즉 그는 약 10만개 정도의 둥근 별덩어리인 구상성단이 여름철 남쪽 하늘에 펼쳐지는 은하수 주변에 전체의 3분의 1 이상 몰려 있다는 관측 결과를 분석하고 바로 그쪽이 우리 은하계의 중심 방향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놀라기는 이르다. 왜냐하면 금세기에 이르러 우리 은하도 우주의 유일한 은하가 아니라 단지 무수한 은하중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가을밤 육안으로도 식별되는 안드로메다은하는 바로 우리 은하의 이웃으로 약 2백만광년 떨어져 있다. 관측되는 우주속에는 하나의 은하가 갖고있는 별의 개수, 즉 약 1천억개에 가까운 은하가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은하마다 오직 한개의 별만 ET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도 우주에는 약 1천억 종류의 ET가 있는 셈이다.
은하들도 무리를 지어 은하단을 이루고 은하단들은 또다시 모여 초은하단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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