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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흥행노크" 새영화들|『서편제』바람속 『아담…』곧 개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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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개봉 한달새 10만명을 넘어선 『서편제』가 한국영화흥행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흥행에 관한 한 인정받아온 김호선 감독이 신작 『아담이 눈뜰 때』를 이번 주말 발표한다.
외국영화로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SF수작 『블레이드러너』, 코미디 『스펌 뱅크』(정자은행), 홍콩 무협물 『초류향』과 격투기영화 『차이나타운2』가 주말에 걸리는 새 프로다.
장정일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아담이 눈뜰 때』는 한마디로 어느 재수생의 「섹스방랑기」.
「타자기와 뭉크화집과 카셋에 연결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턴 테이블이 가지고 싶은 것의 전부」라는 소박한 소망을 지닌 「19세짜리 철부지」가 그것들을 얻으려고 부패한 세상과 함께 썩어가는 이야기다.
「내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철없이 절망해놓고 몸을 마구잡이로 굴리는 모습이 오렌지족이라면 몰라도 보통사람이 볼 땐 신기하기도 하고 측은하기도 하고 실소를 자아낸다.
최재성을 비롯한 출연진의 정사장면이 간단없이 계속되는데, 한국인의 멕시코 유민사를 그릴 대작 『애니깽』을 준비중인 김 감독이 이 영화 때문에 머리가 혼란스러워지지 않았으면 싶다.
『블레이드 러너』는 82년 개봉작(국내에서는 미개봉)을 감독이 재편집한 이른바 「디렉터스 컷」(Director's Cut)
서기 2019년 인간이 우주식민지 개척을 위해 만든 수명 4년의 복제인간 「넥서스 6호」들이 자신들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반란을 일으키고 우주를 탈출, 지구에 잠입한다.
특수경찰 「블레이드 러너」는 이들을 뒤쫓아 차례로 없애는데,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아이러니하게도 복제인간을 통해 생명의 존엄성을 느끼게 한다.
개봉당시 이 영화는 이분법적으로 선악을 단순화시킨 기존의 SF와는 달리 과학의 비인간성을 허무적이고 암울한 분위기로 보여줘 SF영화에 새 장을 열었다는 평을 들었다.
스콧 감독은 할리우드 배급업자의 강요로 82년 이 영화를 해피엔딩으로 처리했었는데, 이번에 자신의 의도대로 언해피 엔딩으로 맺어 연출 메시지를 회생시켰다.
해리슨 포드·루트거 하우어·숀 영·대릴 한나 등 나중에 스타가 된 연기진도 볼만하다.
『스펌 뱅크』는 그냥 웃으면서 보자는 코미디.
정자은행 운영자는 정자콘테스트라도 열어 질 좋은(?)정자를 많이 확보, 판매함으로써 이윤을 올리려 하고 실제 시술자인 의사는 성스런 의료행위에 충실하려는데, 이 과정에서 묘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웃음을 유발한다.
호주출신 조지 밀러가 연출하고 코미디언 셜리 롱·코빈 번슨 주연. <이헌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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