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시황] 외국인 사상최대 매도… 80포인트 폭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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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사상 최대 규모의 매도 공세로 이틀째 급락하며 지수 기준으로 사상 두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0.32포인트(4.09%) 급락한 1,883.22로 장을 마감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야기된 신용경색 우려가 갈수록 커지면서 전날 뉴욕 증시가 2% 넘게 급락하자 외국인이 사상 최대 수준의 매도 공세를 펴 국내 증시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지수는 개장 직후부터 급락세로 출발했으며 오후들어 더욱 낙폭을 키워 한때 100.15포인트 하락해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듯하다가 장 막판 낙폭을 다소 줄였다.

이날 지수 하락폭은 2000년 4월17일 93.17포인트 급락한 기록에 이은 사상 두번째 수준의 낙폭이다.

외국인은 10거래일째 '팔자' 행진을 이어가 8천472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는 2004년 4월 29일 세운 7천732억원 순매도 기록을 깬 사상 최대의 순매도 규모이다.

개인은 증시 조정의 기회를 노려 7천135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기관은 그 동안의 매수 행진을 접고 63억원을 순매도해 지수 하락에 일조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1천4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모든 업종이 2~5%대의 하락세를 보였으며 특히 그 동안의 급등장을주도했던 증권업종은 6.04%나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4.79% 떨어진 59만6천원으로 60만원대가 무너진 것을 비롯해 POSCO, 한국전력, 국민은행, 현대중공업, 현대차, SK텔레콤, LG필립스LCD 신세계 모두 2~5%대의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M&A(인수합병) 테마를 가진 종목만은 급등세를 보였다.

SK케미칼이 3천억원대의 제약업체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식에 인수 후보로 거론된 일동제약과 현대약품이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교보증권도 기업은행이 M&A를 추진할 것이라는 풍문에 10.9% 올랐다.

상한가 4개 종목을 포함한 120개 종목이 올랐으며, 하한가 없이 700개 종목이 내렸다.

한화증권의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단기 급등을 노린 차익실현과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대한 우려로 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다"며 "당분간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투자자들은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갖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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