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선으로 승부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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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고부가가치선을 잡아라.』
국내 조선업체들이 t당 1천5백달러가 넘어서는 특수선등 고부가가치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첨단기술선박은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초고속 여객선과 카페리선·공기부양선·화학제품 운반선·초고속 컨테이너선등으로 현대중공업·대우조선· 삼성중공업·한진중공업등 조선 4사는 물론 코리아타코마·(주)세모등 여타 기업도 끼어들고 있다. 이들 업체가 고부가가치선에 도전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우리 업계의 주종인 유조선·벌크선(곡물·철광석등을 통채로 싣는 철물선)·컨테이너선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유조선은 국내 조선물량의 47%를 차지하는 「기둥」이기는 하나 값이 t당 6백∼7백달러에 그치고 벌크선도 7백50달러선이다. 이에 비해 대표적인 고부가선인 LNG선은 t당 2천5백달러에 이르고있다.
업계는 고기술선박을 개발해야 지난해의 심각한 조선불황에 이은 현재의 경기조정국면에서 탈출할수 있고 조선2위국 (1위는 일본)의 위치를 지킬 수 있다고 보고있다.
경쟁이 특히 치열한 특수선은 한척 건조이 2O만t급 대형유조선 건조비의 세배인 2억5천만달러나 되는 LNG선이다. LNG선은 가스를 영하 1백63도로 냉각, 액화시켜 부피를 6백분의 1로 줄인뒤 초고압상태에서 수송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대형조선 4사는 프랑스등으로부터 기술을 도입,자립화 노력을 하고있으며 현대중공업의 경우는 지난2월 LNG 1호선을 완공, 진수식을 가졌었다.
현대는 현재 LNG2, 4호선을 건조중이며 한진중공업과 대우중공업은 지난해 9월 3호선을 공동수주, 건조준비를 하고있다. 삼성중공업 역시5호선이후의 수주채비를 하고있다.
고속 여객선 부문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지난해9월 시속42노트(78km)에 8백해리를 운항할수 있는 고속 쌍동여객선을 건조했다. 현대는 또한 고속 여객선보다 한 단계 윗 기술이 요구되는 초고속 카페리선(차와 승객수송)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중공업은 작년말 주행때 물에 떠서 달리는 시속 50노트에 3백50명정원의 공기부양형 고속여객선과 시속 42노트에 6백명과 차량 70대를 실을수 있는 쌍동카페리의 설계·개발을 해 놓은 상태다. 대우는 또 관광잠수정 두척도 건조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승객 1천2백명과 차량 1백80대를 실을수있는 시속 26노트의 카페리선을 9O년에 개발해 놓았으며 시속 50노트의 공기부양형 초고속 여객선을 개발중이다.
한진 계열사인 코리아 타코마는 지난 90년 시속 70노트의 수륙양용 공기부양선을 건조한 전문업체로 현재 한중 항로를 겨냥한 초고속 카페리선을 개발중이다. 이 회사는 또 시속50노트의 고속 컨테이너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업계는 또한 우리의 강점인 이중선체 유조선이 해양오염방지를 위해 7월부터 국제적으로 의무화됨에 따라 2O%정도 값이 비싼 이중선체 배 수주로 부가가치를 높일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일본이 앞서가고 있는 초고속 화물선 분야등에서의 기술격차가 커 숙제가 되고있다.
작년의 업체별 선박건조 실적을 보면 현대가 30척 18억7천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대우가 13척에 9억9천만달러, 삼성이 10척에 5억6천만달러, 한진이 2척에 1억4천만달러였다. <김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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