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니 킹」사건 평결 초읽기/LA시민 절반 “유죄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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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결과 발표시기 가장 큰 관심/“사회적 반향의식” 신중 일관/치안완벽… 평소보다 범죄 줄어
연방민권법원 배심원들의 로드니 킹 구타경관에 대한 유·무죄 심의 나흘째인 13일 로스앤젤레스 일원은 긴장속에서도 치안 및 질서가 유지되는 평온이 지속되고 있다.
○한인업소 정상영업
특히 긴장의 초점이 돼온 한인타운과 사우스 센트럴지역은 오히려 평소보다 강력범죄가 줄어드는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한인타운을 관할하고 있는 윌셔 및 램퍼트 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평균 21건의 강력사건이 발생했으나 심의가 시작된 9일이후 이 지역에서 한인피해사건은 한건도 없었고 전체적으로도 하루평균 10건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오히려 치안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한인업소들도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정상영업을 하고있다.
○…탠디 보즈먼 캘리포니아주 방위군사령관은 소요사태발생시 한인타운에 즉각 병력을 투입하겠다고 13일 천명했으며,톰 브래들리 LA시장과 윌리 윌리엄스 LA시경국장은 평결결과에 관계없이 시민들의 자제와 이를 위한 지도자들의 협조를 호소했다.
○의견일치 어려워
○…로드니 킹 구타경관들에 대한 연방법원의 배심원 평결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불투명하게 전개되고 있다.
12명의 배심원들은 13일 4일째 심의를 계속했지만 역시 합의를 내지못하고 다음날로 심의를 넘겼다.
현재 세간의 가장 큰 관심은 과연 「평결결과가 언제 발표되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설득력있는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하루이틀내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예단하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보나마나 이번 주말을 넘기게 될 것이라는 추측을 하고있다.
○…평결발표까지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번 평결을 맡은 배심원들이 심리과정에서 이미 유·무죄 판단을 일찌감치 세운 상태고 사안의 중대성 때문에 토론에 의한 의견일치를 보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어느 쪽이든 평결이 빨리 발표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배심원들이 평결결과에 따른 파장효과가 엄청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데다 수개월에 걸친 재판과정에 대한 자료검증의 필요성 때문에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을 세우고 있다.
아무튼 현재로선 평결이 당장 수시간후 발표될지,며칠후 끌게 될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흑인들 “동요말자” 호소
○…폭동방지를 위한 흑인단체들의 자발적 노력도 두드러져 흑인 최대인권단체인 유색인종지위향상협의회(ANCCP)는 이날 회견을 통해 『평결이 어떻게 나오든 동요하지 말 것』을 흑인들에게 호소했다.
○…LA거주 주민들중 절반가량이 관련경찰관에게 유죄평결이 날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3분의 1은 폭동이 재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의 조사에 따르면 흑인의 75%를 포함한 시민 절반이 구타경관의 유죄를 전망했으며 전체의 60%가 폭동재발 가능성이 없다고 본 반면 폭독재발 가능성을 점친 시민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로스앤젤레스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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