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태양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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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광막한 암흑의 우주공간에서 스스로 밝게 빛나는 천체를 우리는 흔히 별이라 부른다. 태양도 별의 하나로 여러 작은 천체들과 함께 태양계를 이룬다. 태양을 공전하는 행성들은 스스로 빛을 내지는 못하지만 태양빛을 반사하어 우리 눈에는 마치 별처럼 보이게 된다. 그중 우리가 천체망원경의 도움을 받지 않고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것으로는 수성·금성·화성·목성·토성등 5개가 있다. 특히 화성은 붉은 색을 띄어 이름과 잘 어울리는 외모를 보여준다.
이 5개의 행성은 동양과 서양에서 독립적으로 관측되고 연구돼왔다. 따라서 음양오행설에 기반을 두고 붙여진 동양의 이름들은 고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이름을따라 지어진 서양의 이름들과는 관련이 없다. 예를 들어 목성은 영어이름(Jupiter)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천왕성·해왕성·명왕성은 서양에서 먼저 발견되어 동양으로 전수됐기 때문에 그 이름부터가 각각 Uranus·Neptune·Pluto의 직역이다. 이는 물론 서양에서 갈릴레이등의 천문학자들이 동양보다 먼저 망원경을 이용해 천체관측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밝혀진 우리 태양계의 모습은 생각보다는 크다. 1초에 지구를 7바퀴반이나 돌 수 있는 빛도 태양까지 도달하는데는 무려 8분이나 걸린다. 그리고 태양계 밖으로 나감에 따라 행성과 태양의 거리는 급격히 늘어나서 해왕성의 경우는 빛의 속도로 약 4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여기는 지구, 토성 나와라」,「여기는 토성, 지구 말해라」와 같은 교신은 잘못된 SF(공상과학소설)에서나 나올 수 있지 실제로는 불가능하다.
최근 태양계를 연구하는 천문학자들은 명왕성보다도 더 멀리서 태양을 공전하고 있을 10번째 행성을 찾는 일에 열을 올리고 있다. 10번째 행성은 흔치 「행성X」로 불리는데 이는 영어의 X자가「우리가 모르는 미지의 것」이라는 뜻도 있지만 로마숫자로 10을 의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10번째 행성이 있든 없든 태양계는 빛의 속도로 최소한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대한 지름을 가진 원반모습을 하고 있다. 이 거리는 대략 1백10억km로 서울∼부산을 하루 1차례씩 왕복한다고 할때 약 3만년을 꾸준히 달려야만 도달할 수 있는 거리다.

<필자약력>
▲57년 충남 공주출생▲서울대 천문학과, 미텍사스대졸업▲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초대회장 역임▲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천문대 천문정보실 선임연구원▲저서『그래도 지구는 돈다』, 『스티븐 호킹의 새로운 검은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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