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북한핵대책 협의/북측 진의확인·설득 구체조건 타진 예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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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1일 방콕 ESCAP때 외무회담
한승주외무부장관은 오는 21일 방콕에서 첸치천(전기침) 중국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에 따른 대응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 한·중 외무장관회담은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특별사찰 거부사태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돼 거부권을 가진 중국의 역할이 결정적인 변수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오는 21일부터 방콕에서 열리는 제49차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이사회(ESCAP)에 양국외무장관이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이루어지는 이번 회담에서 한 장관은 그동안 중국이 북한을 개별 접촉하면서 파악된 북한의 진의를 확인하고,북한이 특별사찰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데 필요한 조건들을 타진할 예정이다.
한 장관은 이번 회담을 통해 지난달말 유엔과 미국·일본을 순방하며 정리한 한국측의 입장을 전달하며,▲팀스피리트 훈련을 축소조정하고 ▲주한미군기지에 대해서도 IAEA의 동시사찰을 받으며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핵선제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해주는 등의 유화책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장관은 또 거부권을 가진 중국이 북한 핵문제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할 경우 북한이 잘못된 판단으로 국제 의무를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ESCAP회의에는 북한의 강석주외교부부부장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남북한외교고위회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 장관은 이에앞서 오는 16일부터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을 차례로 순방하고,오는 21일부터 방콕에서 열리는 제49차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이사회에도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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