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모 노인의 눈물서 통일의 길 찾아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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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번 이인모 노인을 북한으로 송환시킨 정부당국의 결단은 인도적 차원에서 뿐 아니라 최근 긴장을 고조시킨 어려운 시점을 탈피한다는 면에서도 국민적 갈채를 받기에 충분했다.
40년 수형(수형)이 이 노인에게는 빠비용의 그것보다 더한 고된 세월이었고, 43년만에 가족을 재회한다는 기대감은 연륜도 이데올로기도 넘어서는 진한 눈물로 범벅되는 감동을 안겨준 것이었다.『그 동안 베풀어준 은혜를 북에 가서도 기억하겠다. 나만 재회의 기쁨을 누리게 돼 1천만이산가족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한마디가 다 진솔한 언어로 수용되었음은 물론이다.
또한 행려 환자나 다름없는 이인모 노인을 2년 넘게 친아버지처럼 뒷바라지한 김상원씨를 잊을 수 없다.
「미전향 장기수」를 보호한다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극복하고 몸소 민족사랑을 실전천 김씨 부부야 말로 노벨 평화상 감이다. 김일성 만세를 광신도처럼 외쳐대던 그네들에게도 큰사랑의 빛을 발하면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신념을 우리는 큰 소득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이 노인의 눈물이 이를 증명한 셈이다.
차제에 우리는 여태껏의 소아적인 대북 정책에 상당한 전환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 우리 남쪽은 국호(국호)국기(국기)국가(국가)및 국화(국화)까지 다 이어받은 정통정부요 모든 알진 유산을 계승한 장손이고 맏형이다. 오늘「지구촌의 부랑아」로 전락한 동생을 선도할 책무가 우리에게는 있는 것이다.
이미 고희를 넘고 회수를 바라보는 이인모 노인의 귀향- 부디 북에 돌아가 여생을 즐기다가 페르귄트 같은 죽음을 맞으시라.
지금 북에서는 이인모 노인의 귀환을 아전인수격의 대남 비방과 체제유지의 호재로 삼고 있는데 신경쓸 필요가 없다. 그보다도 병약한 한 노인을 고향으로 돌려보낸 우리 정부의 결단 자체야말로 지구촌 가족들에게 더 큰 공감을 함께 하는 효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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