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파문… 뒤숭숭한 검찰/중수부장 사표에 “아깝다”“예상된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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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후속인사 폭 얼마나 될까”관측 무성
차관급 공직자 1백25명의 재산이 공개된 27일 이후 초긴장 상태에 있던 검찰은 29일 오후 대검 정성진중앙수사부장과 최신석강력부장이 사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자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무겁고도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조찬회동서 윤곽 잡혀
○…검찰 관계자들은 정·최 검사장의 사표제출이 29일 아침 김영삼대통령과 김두희법무부장관의 조찬회동에서 대체로 윤곽이 잡혔을 것으로 관측.
이같은 관측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당사자들의 거취 표명이 전혀 없다가 점심식사후 돌연 잇따라 사표를 냈기 때문.
이에 앞서 김 장관은 일요일인 28일 문제가 된 간부들의 재산상태 등을 정밀분석 한뒤 박종철검찰총장과 만나 의견조정을 했다는 후문.
○…검찰 고위간부들의 사표제출에 대해 일선 검사들 사이엔 『검찰조직이 아까운 인재를 잃었다』는 동정론과 『이미 거스를 수 없었던 예상된 결과』라는 대세론이 교차.
동정론을 내세운 한 검사는 정 중수부장을 놓고 『고인이 된 장모의 유산까지 책임져야 한다면 자리를 보전할 공직자가 몇이나 되겠느냐』고 주장.
그러나 대세론을 내세운 또 다른 검사는 『재산공개 장관급 3위를 차지한 검찰총장과 20억원 규모가 넘는 차관급이 대부분 대검의 핵심 수뇌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특히 비리수사의 중추인 대검중수부장이 차관급중 1위라는 사실은 부담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
○박 총장 기자면담 거절
○…정 중수부장은 29일 오후 자신의 사표제출 사실을 자료로 만들어 배포하고 보도진을 만나 입장을 설명했으나 최 강력부장은 대검 공보관을 통해 사표제출 사실만 확인해주고 보도진 접촉을 피해 대조.
또 박 검찰총장도 이날 오후 자신의 방에서 두문불출한채 보도진의 면담요청도 거절하며 불편한 심기를 보이기도.
○최소한의 이동 예상
○…정·최 검사장 사표제출 이후 사정작업을 총지휘하는 중수부장 자리는 오래 비워둘 수 없다는 점에서 검찰간부의 후속인사가 또 다른 관심사로 대두.
이에대해 검찰 고위간부는 『불과 10여일전에 대규모 승진·전보인사를 했는데 또 큰폭으로 인사를 할 수 있겠느냐』며 『공석이 되는 검사장 승진인사는 하지않고 직무대리 또는 고검차장 이동 등 최소한의 자리바꿈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
○…검사장급 검찰간부의 사표제출 소식이 알려진 29일 오후 법무부 실·국장실과 기자실에는 일선 지방검찰청 간부들의 진상문의전화(?)가 쇄도.
특히 재산공개후 부동산투기 의혹을 받았던 모검사장은 『이분들의 사표제출로 언론의 포화는 좀 잦아들겠느냐』며 곤혹스런 입장을 표하면서 『결코 검찰간부들이 투기에 열을 올린 것은 아니었다』고 거듭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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