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지프판매 5파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올해 지프업계의 시장쟁탈전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어 판도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다.
국내 지프 시장은 쌍룡자동차의 코란도가 거의 독점해오다 91년10월 등장한 현대정공의 갤로퍼가 6개월만에 왕좌에 오르는 돌풍이 일었었다.
쌍룡은 올해 기술혁신을 통한 새 모델로 1위탈환을 향해뛰고 있고 아시아자동차는 록스타 신형모델을 4월에 선보여 도전장을 낸다. 여기에 기아자동차가 승용차형 지프인「스포티지」를 7월초 내놓아 지프시장에 새로 뛰어든다.
또한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는 우성산업이 지난해 9월부터 미국 크라이슬러사의 지프를 수입, 판매에 나서고 있어 국내 생산 4개사를 포함해 5파전이 벌어지게 됐다.
지프 판매는 80년대 중반만해도 연간 1천5백대규모였으나 지난해에는 연간 4만6천대 규모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전체 승용차 내수판매는 13%증가했으나 지프는 7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승용차 판매량중 지프의 비중은 91년 3·5%에서 지난해에는 5·2%가 됐다. 지난해의 시장점유율은 현대가 52%, 쌍룡이 35%, 아시아가 12%였다. 자동차공업협회는 올해 지프가 6만3천대 팔려 이 비중이 6·3%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각 업체의 올해 판매 목표량은 이보다 많은 8만2천대여서 「판매 혈투」가 예고되고 있다. 올해 이들 4개업체의 지프수출목표도 9천7백50대에 이르고있다.
1위를 빼앗긴 쌍룡은 김석원회장의 진두지휘아래 조직을 개편하고 93년을 「이노베이선원년」으로 선언, 전력을 다하고있다. 박스형의 정통지프 생산에 주력해온 쌍룡은 3천3백억원을 들여 개발한 야심작돌고래형 FJ(Future Jeep)를 7월중 내놓는다. 승용차식의 부드러운 외관에 첨단 메커니즘을 적용했으며 벤츠사의 엔진을 장착한다는 설명이다.
기아가 역시 7월에 내놓을 스포티지지프 (개발비 4천4백억원)도 적찮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아시아는 박스형이었던 종래 록스타 판매도 계속하면서 승용차감각의 록스타R2를 개발, 4월부터 시판한다. 아시아는 차체를 작게해 8백만∼9백만원대의 저가정책 (일반지프는 1천만∼2천만원) 으로 갤로퍼 돌풍속에서도 시장점유율을 착실히 높이고 있다. 내년에는 6인승의 롱보디지프 시장에도 진출한다.
현대는 올해 차종다양화로 수성에 나선다. 상반기중 9인승 승합 갤로퍼와 터보디젤에 자동변속기를 불인 지프를 내놓는다. 또 하반기에는 갤로퍼 2인승 밴 (화물 겸용) 과 94마력으로 힘을 높인 터보디젤지프를 선보인다.
지프는 레저붐을 타고있고 세금과 기름값 (경유 사용)이 싸나 정부가 올해 자동차세와 특소세 인상을 검토하고있어 복병을 만날수도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 경유차여서 공해가 많은 점도 문제다. <김 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