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업, 이명박 자료 유출했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中)가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국정원 TF팀의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 후보의 개인정보 열람과 관련, 이상업 전 국정원 2차장을 고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청와대 보고는 사안에 따라서 한다. 민정수석실에 보고한다."

16일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의 말이 묘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친인척 재산을 들여다봐 '정치 사찰' 논란을 불러 일으킨 '부패척결 TF팀'의 활동을 "통상적인 업무활동"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같은 말을 했다.

이날 국정원을 2차 항의 방문한 한나라당 '정치공작 저지위원회'와 만난 자리에서다.

마침 청와대는 "국정원이 부패 정보를 수집해 수사기관에 넘기는 행위는 정당하고 유익할 활동"이라고 두둔했다. 한나라당은 요즘 "국정원법 어디에도 국정원이 부패 척결 운운하며 야당 대선 후보를 뒷조사할 근거가 없다"고 국정원 사정활동의 불법성을 주장하고 있다.

차명진 의원은 항의 방문 뒤 "국정원이 정치사찰을 하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는 듯하다. 정권 차원의 뒷조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차 의원은 "이명박 후보의 부동산 관련 내용이 청와대에 보고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국정원 방문엔 기자들의 동반 취재가 금지됐다.

다음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전한 김 원장과의 문답.

◆"복수의 TF팀이 활동한다"

-1차 조사 때 TF팀이 있다는 얘기를 안 했는데.

"국내부서국 산하 현안지원과에 있다. 복수의 팀이다."

-부패 조사 건수는.

"여러 건이다. 첩보에서 대상자라고 생각되면 조사한다."

-지금도 존재하나.

"지금도 활동 중이다."

◆"부패 척결은 국정원의 현안"

-국정원의 부패 척결 활동은 월권으로 국정원법 위반이다.

"북한의 핵실험 때 안보 위험을 느꼈을 텐데 안 그랬다. 국력이 증진됐기 때문이다. 국력이 곧 안보다. 부패는 국익 증진에 반하므로 부패 척결 TF팀이 움직이는 것이다."

-부패 첩보가 어떻게 국가 안보라고 할 수 있나.

"현안이어서 그렇다."

-개인정보 보호는.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개인정보 보호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대선후보 TF팀은 없다"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에 대해 스크린한 적이 있나.

"없다. (국정원 직원인) 고모씨가 개인 차원에서 한 것이다. 서초동 부동산을 가진 사람이 건보료를 체납했다가 납부했는데 이명박 계좌에서 들어왔다고 어느 구청장이 식사 자리에서 말했다고 해서 확인한 거다."

-결과는.

"근거가 없어 폐기했다."

-이 후보에 대해 106건 조사했다는 제보도 있다.

"첩보를 믿지마라."

-박근혜 후보 팀도 있나.

"없다."

◆"행정전산망에 안 들어간다고 말 못한다"

-국정원이 17개 전산망을 볼 수 있다는데.

"국방부 4개 망을 비롯, 외교부.국정원 등이 국가안보망으로 연계돼 있다."

-(부동산.국세청 등) 행정전산망은.

"안 들어간다고 말 못한다. 그러나 무조건 열람할 순 없다. 공식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해찬 전 총리 면담 안 했다"

-이상업 전 국내차장이 부동산 자료를 사적으로 유출했나.

"조사했는데 없는 걸로 확인했다."

-내부감찰 결과는.

"특정 인물을 (한나라당에 대한) 제보자로 추정하고 있다."

-장영달.이해찬을 면담했나.

"안 했다. X파일 관련해 통화한 적이 없다. 그 외에 면담이나 통화했는지에 대해선 답변할 수 없다."

고정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