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김성근 감독에 SOS "살려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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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도와주세요'

2004시즌 화려한 부활로 '메이저리그 올해의 컴백상'을 노리며 따뜻한 LA에서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31.텍사스 레인저스)가 최측근 인물을 통해 사적으로 김성근 전 LG 감독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져 귀추가 주목된다.

김성근 감독은 누구나 인정하는 한국 최고의 투수 조련사이다. 따라서 김성근 감독이 나서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의 재기를 돕게 된다면 메이저리그가 한국 야구를 보는 눈부터 달라질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이다.

박찬호는 지난 연말 귀국해 있을 때 김성근 감독을 만나 야구 얘기를 나눈 바 있다. 박찬호는 또 11월 말 SK의 플로리다 마무리 훈련지를 방문했는데 마침 인스트럭터로 와 있던 김성근 감독과 재회했다. 김성근 감독은 박찬호의 훈련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조언을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박찬호의 최측근이 김성근 감독과 박찬호의 스케줄을 조정하고 있으며 김성근 감독의 미국행이 이뤄진다면 박찬호의 특별 초청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의 매형이자 한국 내 매니지먼트사인 '팀61'의 김만섭 대표는 "2월 말 스프링 캠프 시작 때까지 앞으로 남은 기간의 훈련이 중요하다. 작년 연말까지는 재활치료 및 웨이트 트레이닝, 가벼운 캐치볼 정도로 몸을 풀었는데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투구 훈련이다. 예전 단짝 포수로 은퇴한 채드 크루터와 함께 구위 회복에 전념, 스프링 캠프에 맞춰 몸과 구위를 만들어 놓을 작정"이라고 박찬호의 남은 동계훈련 일정을 밝혔다.

김 대표는 박찬호가 1월부터는 흐트러진 투구 폼 복원, 떨어진 직구 스피드 끌어올리기, 컨트롤 향상 등 기술적인 부문을 집중 보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찬호는 당초 지난 해 12월 초부터 '제2의 고향'인 로스앤젤레스에서 크루터와 구위 회복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크루터가 개인사정으로 인해 합류가 늦어짐에 따라 투구 훈련 일정을 1월로 미뤘다. 김 대표는 박찬호가 크루터와 함께 기술 훈련을 도와줄 개인 인스트럭터를 고용할 의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소개했다. 따라서 사적이고 비공개적인 경로를 통해 개인 기술 인스트럭터로 김성근 감독 초청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와 김성근 감독의 만남, 그리고 박찬호의 화려한 재기가 이뤄진다면 그 자체가 한편의 드라마이다.

알링턴=일간스포츠 박선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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