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내가 승리”… 뜨거운 최후연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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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야당적자”·“역할분담”·“과감한 개혁”대결/대의원 계파 감시속 사실상 「감금」 상태
○…이기택·김상현·정대철 세 대표후보는 이날 오전 대회 시작전 지지의원·위원장들과 함께 대의원석을 한바퀴 돌며 지지를 호소했고 대의원들은 지지하는 후보별로 뜨거운 함성과 박수로 응답.
대회장에는 김덕룡정무1장관과 파노프 주한 러시아 대사 등 주한외교사절 10여명 등의 내빈이 참석했다. 이날 표창을 받은 한준수 전 연기군수 부부도 참석했다. 특히 민주당을 탈당한 송천영의원의 보좌관 장성준씨가 『끝까지 민주당에 남아 대선을 잘 치러냈다』는 이유로 표창을 받았다.
김덕룡정무1장관은 보도진에게 『민주당이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시대가 요구하는 새정치에 참여,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창조적 정당이 되길 바란다』고 피력.
김종필민자·김동길국민당대표와 박종근노총위원장 등이 화환을 보내왔다.
이날 대회장은 오전 10시5분쯤 대표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출마자들의 합동연설회가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달아 올랐다.
이기택·김상현·정대철후보는 강력한 야당 재건과 정권교체론을 펴며 지지를 호소했다.
○외교사절 등 참석
이 후보는 『나는 신익희·조병옥·김대중선생의 맥을 잇는 정통야당의 적자』라며 『정통야당의 명예와 영광을 더욱 빛내고 그분들이 못다 이룬 정권교체의 꿈을 달성하는 기수로서 남은 인생을 다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김영삼정권이 진정으로 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모든 양심수를 전면 석방하고 해직교사를 복직시켜야 할 것』이라고 촉구한뒤 『오늘 대회를 발판으로 강력한 야당을 재건,개혁과 도전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
김 후보는 『혹독한 탄압과 박해 속에서도 용기와 신념을 잃지 않은 사람만이 김영삼정권에 맞서 강력한 야당을 건설할 수 있다』며 『2월말의 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민자당의 3분의 1 수준인 21.7%에 머무른 것은 허약한 지도력 때문』이라고 이 후보를 겨냥.
김 후보는 『김대중선생의 세번에 걸친 대권도전 실패를 교훈삼아 집권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며 『민주당의 지지기반인 호남출신이 당권을 맡고 참신하고 역량있는 비호남인사가 대통령후보가 되는 것만이 민주당 집권을 이룩할 수 있는 방법이자 지역감정의 악령을 영원히 추방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라고 역할분담론을 제시.
정 후보는 『강력한 야당은 「모범적인 개혁」과 「과감한 개혁」을 통해 가능하다』며 『우리가 변화와 개혁의 주체로서 역사·시대의 흐름을 주도하지 못한다면 거대여당을 견제할 수 없을뿐 아니라 정권교체도 영원히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의 운동권·대의원들은 전당대회장 안팎에서 끝내기 표확보활동을 전개.
어깨띠·패찰을 두른 각 후보 지지자들은 대회장에 입장하는 대의원들에게 90도로 인사하며 후보이름·번호 등을 복창,유인물을 나눠주며 지지를 호소했다.
전당대회장 밖에는 20대 초반의 청년·여성들이 대거나와 득표활동을 벌였다. 전당대회 전날인 10일 저녁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위원장 홍영기)의 대회장 최종점검에는 정대철후보가 대의원을 빼돌렸다며 이기택후보측을 비난하며 격렬히 항의.
정 후보측은 이 대표측이 이날 오후 52개 지구당 대의원들을 전부 빼돌려 모처에 모아두고 타후보들의 접근을 차단했다며 전당대회 준비위측의 대책을 촉구.
○곳곳에 단체투숙
○…대회전날밤 대의원들은 이 후보 진영의 경우 올림픽파크텔·교육문화회관 등 11곳에,김 후보측은 리버사이드·영동호텔 등 8곳에 각각 단체로 투숙했다. 그러나 이 후보측은 대부분의 자파 대의원들을 온양·수안보·이천 등에 온천관광시킨뒤 11일 새벽1∼2시쯤에 숙소에 투숙케해 타후보진영과의 접촉을 「원천봉쇄」했다.
모후보진영의 강원지역 지구당 부위원장은 아예 대의원들을 방안에 모아놓고 사실상 「감금」했다.<신성호·박영수·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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