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경호실의 규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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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대통령 경호실은 말 그대로 신변호위를 담당하는 기구다.
미국의 대통령 경호대는 재무부 소속으로 되어있는 등 국가에 따라 그 명칭과 소속·규모가 다르다.
7개의 별이 청와대를 상징하는 무궁화를 감싼 모양이 청와대 경호실 문장이다.
박정희·전두환 대통령시절 경호실은 중앙정보부·군부를 능가하는 최고의 권부로 인식됐고 그 장은 실질적 2인자 행세를 하기도 했다.
통치권자와의 「거리」가 바로 권력의 크기로 인식되는 정치상황에서 24시간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따르는 경호실장은 힘이 붙게 되어있다.
48년 정부수립 이후 5·16 때까지 대통령 경호는 경찰이 맡았다. 49년2월 경무대경찰서(서장 김장흥 총경·4백28명)가 신설됐다.
경무대서장은 직급이 총경이었지만 장·차관들이 눈치를 볼만큼 힘이 있었으며 이정석 서장 등은 경찰복을 벗자마자 자유당공천으로 금 배지를 달기도 했다.
이러니 4·19 이후 발포책임을 지고 처형당한 경무대비서실의 곽영주 경무관의 위력은 알만하다.
5·16직후 박종규 소령을 대장으로 한 15명의 경호대는(GT: Great Tiger) 63년12월 대통령 경호실 법에 따라 경호실로 발족됐다.
초기 경호실은 1급 실장 아래 2명의 차장(행정·기획)과 약간의 요원(경호관·경호사) 이 있었으나 68년에는 실장이 차관급으로 격상되고 배속 경찰 1백50명을 포함, 2백60명의 대식구를 거느리는 기구로 확대됐다.
이어 71년에는 장관급 실장이 됐고 경찰병력을 제외하고도 2백80여명의 매머드조직이 됐다.
이 같은 확대개편에는 무장공비 청와대 습격, 유신 추진 등 정치·군사적 긴장 등이 통치권자로 하여금 신변강화를 추진하게끔 작용한 측면이 있다.
차지철 실장은 차장 밑에 현역 육군장성으로 2명의 차장보(작전·행정)를 두었다.
전두환·노태우 대통령 모두 당시 작전차장 보 출신인데 경호실은 정치군인의 산실로 이름을 날렸다.
5공 장세동 실장 때부터 50여명의 요원이 증원되는 등 경호실은 끝없이 커져갔다. 그러나 6공의 실장은 3∼5공의 차장만 못하고, 처장은 과거의 과장 격이라는 말도 있었다.
현재는 한 급씩 내려 차관급 실장 밑에 차관보급 차장 1명과 5처 2실로 구성돼 있으며 5백여 요원을 거느리고 있다.
여기에 유신시절 여단으로 증편된 수방사 30경비단과 경찰로 조직된 101경비단, 22특경대 등이 사실상 경호실장 지휘를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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