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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전철 시발역 공방 1년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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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경부고속전철 대전∼천안구간 건설공사가 지난해 11월 착공됐으나 교통부와 서울시가 시발역 입지선정을 둘러싸고 1년 넘게 해묵은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교통부는 경제성 및 승객들의 이용편의 등을 고려할 때 현재의 서울역을 시발역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인 반면 서울시는 경부고속 전철역사가 서울역자리에 들어설 경우 주변교통체증이 최악의 상태에 이를 것이라며 교통인구의 분산처리를 위해 복수역을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교통부는 최근 새정부 출범 전에 시발역 입지를 서울역으로 확정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서울시 관계자와 만나 협의를 벌였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서울∼부산간(4백9㎞) 경부고속전철노선에 들어서는 역은 총6개로 서울을 제외한 천안· 대전·대구·경주·부산 등 5개역 입지는 지난해 이미 결정됐다.
교통부주장=「단일역 운영방안」과 「복수역 운영방안」을 비교 검토한 결과 서울역에 단일역을 두는 것이 ▲건설비용이 적게 들고 ▲부지확보도 용이하며 ▲승객들의 접근도 편리하다는 결론을 얻었다는 것이 교통부의 주장이다.
교통부는 경부고속전철 개통 후 예상되는 서울역 앞·남대문로 일대 교통체증은 지하철 등 연계 교통망 확충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통부는 기존 서울역사와 인근 화물역 및 교통부건물 등 8만3천여평의 부지를 활용, 고속전철·신국제공항 연결 전철·재래철도·지하철 이용승객을 복합적으로 처리하는 한편 버스·택시 등의 환승 시설과 주차장 및 도심공항터미널 등의 기능을 갖춘 대규모 역사를 건설할 계획이다.
서울시 입장=서울시는 현재도 이용인구 과밀현상을 빚고있는 서울역 자리에 고속전철역사까지 들어설 경우 하루평균 이용객은 현재의 10만명에서 2백만명에 이르게돼 주변도로의 교통이 마비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서울역 입지 선정안」을 반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고속전철 이용인구의 분산처리를 위해 용산역을 시발역으로 하고 서울외곽인 구로역이나 석수역 정도에 추가로 1개역을 신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점=고속전철역사위치는 서울의 장기 도시발전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도시계획차원의 정밀검토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교통부는 서울시관계자와의 사전 협의 없이 지난해 1월 독자적으로 교통영향평가를 실시, 서울역 자리를 입지로 선정한 후 뒤늦게 협의를 요청했다가 서울시의 반대에 부딪쳐 엉거주춤한 상태다.
이와 관련, 도시계획전문가들은 서울역자리를 입지로 선정한다하더라도 서울시와 공동으로 종합적인 환경·교통영향평가를 실시, 연계교통망 확충계획 및 도시설계 등을 완료한 후 착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김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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