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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 → 맞닿이, 균형시험 → 비김시험 남북 산업용어 표준화 급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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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희범 무역협회장이 10일 본사와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20차 '21세기 동북아 미래 포럼'에서 '남북교역 현황과 활성화 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종근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뒤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공단은 죽는다."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10일 본사와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20차 '21세기 동북아 미래 포럼'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자에게도 이 문제가 남한만이 아닌 남북 모두의 문제인 만큼 북한도 미국의 관심사를 수용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현재 FTA가 칠레.싱가포르.EFTA(스위스.노르웨이.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아세안.미국과 체결돼 있지만 개성공단 제품 인정 여부는 모두 다르게 규정돼 있다"며 "이 가운데 미국이 가장 중요하며, 여기서 인정받지 못하면 대미 수출이 어려워져 입주 기업들이 고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중국의 북한 자원 장악 문제와 관련, "북한의 지하자원 개발을 위한 중국의 향후 50년간 투자액은 70억 위안(약 8469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이와는 별도로 5000만 달러를 지원하는 대가로 북한의 철광석.무연탄 채굴권을 확보했다는 말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관심 대상은 무산 철광, 용등 탄광, 혜산 동광 등이며 수력.화력 발전소 및 전력 수송 네트워크 건설, 비료공장 등도 투자 대상 목록에 들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남북 산업 협력을 위해서는 관련 전문용어의 표준화가 시급하다"며 "현재 남북 간에는 제품 규격을 비롯해 분류 체계.평가 등에 쓰이는 용어가 달라 긴밀한 산업 협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 예로 남측에서 '합성'이라는 단어는 북쪽에선 '맞닿이'로, '균형시험'은 '비김시험'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꼽았다.

이 회장은 미국 RAND연구소는 이 같은 남북 간 용어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50조~670조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무역협회는 골드먼 삭스가 용어 표준화 비용으로 '급속한 통일'을 전제로 92조~195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자료를 내놨다. 또 독일은 통일 뒤 2004년까지 약 180조원을 표준화 분야에 투자했으며, 이 비용은 전체 통일비용의 10%라고 지적했다.

최익재 기자<ijchoi@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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