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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제품 수출공세/국내유통망 구축/외국 제약사 몰려온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제휴선 끊고 「전면 위탁생산」 속셈/관세철폐땐 국내업계 속수무책
외국제약회사들이 합작생산 대신 국내에 완제품의 수출비중을 늘리고 있고 최근에는 독자적인 판매망을 갖춘 유통회사까지 세우고 있어 뿌리가 약한 국내 제약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이들은 또 자신의 상표와 특허를 앞세워 국내 중소 제약업체들에 단순제조만 맡길 수 있도록 국내 약사법(현재는 약품개발사와 제조업자가 동일해야 한다고 규정)의 개정을 거세게 요구하고 있어 자칫 국내업체들이 외국 거대 제약회사들의 하청 기업화될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19일 제약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89년 국내의약품 도매업을 전면 개방한 이래 세계최대의 제약유통회사인 스위스 머크사가 진출한 것을 비롯,지금까지 설립된 외국계 의약품도매회사가 50개를 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유한양행의 제휴선인 스웨덴의 아스트라사가 제휴를 끊고 한국아스트라를 설립한 것처럼 대부분 국내 합작생산 방식을 청산하고 따로 독자적인 유통망을 갖춘 회사를 세우고 있다.
이로 인한 의약 완제품 수입증가는 의약품 관세철폐협정에 따라 현재 8∼9%인 관세가 폐지되는 내년부터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또 국내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모임인 IPG(국제제약협회)는 약사법 개정과 전면위탁생산제도의 시행을 요구하고 있는데 운반이 쉽지 않거나 보존기간이 짧은 약품의 경우 반제품의 형태로 들여와 국내업체에 단순가공이나 포장을 맡기려는 속셈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안팎의 공세에 맞서 국내제약업체들이 빠른 시일안에 신약개발을 통한 홀로서기에 성공하지 못하면 개발은 물론 생산·유통에서까지 외국기업들에 밀려나게돼 문을 닫거나 하청기업으로 떨어지는 업체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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