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一流, 투명 경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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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재계가 새해 경영의 화두로 '글로벌 일류기업'과 '투명.윤리 경영'을 내세웠다. 삼성.LG.SK.현대차 등은 2일 신년사를 통해 공격적인 투자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지배구조 개선으로 투자자.소비자에게 신뢰받는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룹들은 인재와 첨단 기술 확보 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삼성 이건희 (오른쪽 둘째) 회장이 2일 신라호텔에서 가진 신년하례식에서 시루떡을 자르고 있다(사진(左)). 현대차그룹도 이날 오전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04년 시무식을 열고 정몽구 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했다. [삼성.현대차 제공]

◆ 글로벌 일류기업=삼성.LG 등 대기업들은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삼성은 2일 신라호텔에서 신년하례식을 열고 이건희 회장의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일류기업 구현'을 새해 경영목표로 선포했다.

'세계 1등 제품'을 늘리고, 지역이나 국가별로도 현지 1등 전략을 추진키로 했다. 삼성은 시설투자에 11조1천억원과 연구.개발(R&D)에 4조4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 경영목표도 매출은 지난해보다 4% 늘어난 1백20조원, 세전이익은 30% 늘어난 14조1천억원으로 잡았다.

LG도 오는 5일 열릴 시무식에서 구본무 회장이 새해 경영 최우선 과제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내세울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사업 영역을 전자.화학.정보통신으로 재편하고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휴대전화 단말기, 2차전지 등 미래 승부 및 주력 품목에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총투자규모는 올해 8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를 '2010년 글로벌 톱5'의 도약 원년으로 선언했다. 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보다 R&D를 34% 늘려 전체 투자를 5조8천억원으로 잡는 등 공격 경영에 나선다"며 "매출도 사상 최대인 69조6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도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것을 다짐했다. 올해 2조원 이상을 투자해 중국과 동남아의 해외사업을 확장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다져간다는 것이다. 태평양도 '2015년 세계 10대 화장품 업체 비전 선포식'을 하고 매출 1억달러 이상의 '메가 브랜드'를 10개 육성키로 했다.

◆투명.윤리경영=SK는 이날 시무식에서 최태원 SK㈜ 회장이 참석해 새해를 '고객신뢰 회복과 재도약의 해'로 선언했다. 崔회장은 "지난해 고객과 채권자.주주 등에게 신뢰를 잃은 게 사실"이라며 "지배구조 등을 개선해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SK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이전에 투명한 경영체제와 지배구조를 제시할 예정이다.

KCC(금강고려화학)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이날 서울 적선동 현대상선 사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들어 국민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사외이사의 역할을 강화하고 전문경영인을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새해 그룹 이름을 바꾼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은 "인사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대표이사 중심의 책임경영체제를 정착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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