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시절 서울대 개혁을 주도했던 저자는 대학개혁을 위해선 무엇보다 자율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대학 개혁을 위한 걸림돌로 첫째 정부의 관료주의적인 간섭과 규제, 둘째 획일적인 평준화 정책, 셋째 대학 내부의 저항, 넷째 재정의 빈약과 경직성, 다섯째 운영 체제의 미비 다섯가지를 들고 있다. 즉 외부 규제가 사라지고, 대학 구성원들이 개혁 의지를 갖고 효율적으로 대학을 운영할 때 개혁이 가능하고 서울대의 경쟁력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 책은 경험을 토대로 풍부한 사례와 통계,그리고 외국대학과 비교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특히 정부 비판에만 그치지 않고 서울대 내부, 특히 교수 사회의 문제점까지 아프게 꼬집기 때문에 더욱 설득력이 있다.
“서울대의 의사결정 과정이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이다”, “교수들이 자신들의 학술활동 국제화에는 신속하게 대처하나 학생 교육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데는 큰 역할을 못한다”는 등의 비판에선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러나 서울대 출신이 아닌 독자들에게는 다소 거부감이 가는 대목들도 있다. ‘서울대 폐지론’으로 대변되는 외부 비판에 맞선 옹호론인 듯, 곳곳에서 서울대를 국내 최고의 대학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서울대 사례 분석을 통해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우리 대학이 나가야할 방향을 포괄적이고, 분석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오대영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