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紙 "北, 미대표 영변 핵시설 시찰 허용"보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 2002년 3월 2일 한 인공위성이 촬영한 북한 영변 핵시설의 모습. 북한은 18일 8천개 이상의 핵연료봉을 성공적으로 재처리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며 문제의 핵 연료봉은 이곳에서 보관돼 왔다. [AFP=연합

북한이 1월 중순 개최될 예정인 6자회담을 앞두고 6~10일 미국의 고위급 과학자와 의회 인사 등으로 구성된 미국 대표단의 영변 핵시설 방문을 허용했다고 미 일간 USA투데이가 2일 보도했다.

한국 외교부와 주한 외교소식통도 이날 "내주 중 미 의회와 민간 대표단이 방북할 것"이라고 이 사실을 확인했다.미 대표단의 영변 핵시설 방문은 북한이 2002년 12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영변 사찰단원들을 추방한 이래 외부 인사로는 처음이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미 영변 대표단은 시그프리드 헤커 전 미 국립 로스앨러모스 연구소장과 프랭크 자누지,키스 루스 미 상원 외교위 정책보좌관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USA투데이는 "스탠포드대 중국 전문가,전직 미 국무부 관리도 대표단에 포함돼 있다"고 전했으나 정확한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 핵무기 전문가 시그프리드 헤커 前 미 국립 로스앨러모스 연구소장

특히 미 대표단의 헤커 박사는 1985~97년 미국의 핵무기개발의 산실이었던 로스앨러모스 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핵무기 전문가여서 북한이 이번 방문을 허용한 의도에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영변 방문 일정은 지난해 10월 커트 웰던 상원의원 등 미 의회 대표단의 방북계획에도 포함됐던 것"이라며 "당시 미 행정부가 불허해 의원들의 방북이 취소되자 북한이 6자 회담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자 약속을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원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