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투자 급증 재고증가 둔화/경기지표 개선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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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통계청/작년 산업활동 동향 분석/4분기 생산 12년내 최저/제조업 취업 감소 등 고용구조는 악화
국내경기가 여전히 침체된 가운데 경기흐름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들이 다소 개선되는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생산자 재고가 작년 7월이후 계속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고 건설투자가 대폭의 증가세와 함께 생산·소비 등도 미미하지만 회복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92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2월중 산업생산은 11월의 전년동월비 감소(마이너스 1.4%)에서 벗어나 전년동월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고 출하는 3.6% 증가(11월은 0.7%)돼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작년 4·4분기의 산업생산은 전년동기와 같이 제자리에 머물러 지난 80년 3·4분기의 2.9%감소이래 12년여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으며 92년 연간으로도 5% 증가에 그쳐 지난 89년(3.2%)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고 제조업가동률도 연평균 78%로 89년(77.7%)이래 가장 낮은 수준인 등 전체적인 경기는 아직 매우 위축된 상태다.
한편 12월중 투자는 작년 하반기 건축규제완화조치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건축허가면적이 전년동월비 1백40.3%의 증가세를 보였으며 설비투자쪽에서는 국내기계 수주가 공공부문의 대폭적인 증가로 27.2% 증가했다. 특히 민간제조업부문의 수주가 4.6% 늘어나 작년 6월이후 6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소비부문에서도 12월중 내수용 소비재출하가 대선요인 등을 반영,전년동월비 4.1% 증가해 6개월만에 증가세로 반전됐으며 이같은 건축투자 증가·재고감소 등에 힘입어 12월중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비 1.8% 증가했다.
한편 고용부문은 12월중 실업률이 2.5%로 전년동월보다 0.2%포인트 늘었고 주부취업자의 감소 등으로 경제활동참가율이 0.3%포인트 떨어졌으며 제조업취업자의 감소세가 계속되는 등 고용구조는 계속 악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통계청은 『앞으로 경기는 휴일이 몰려있던 올 1월에는 다소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나 대체로 건축규제 해제,설비투자 촉진,금리인하 등에 힘입어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고 그러나 수출둔화가 예상돼 그 상승세는 저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고확보 위한 생산확대 가능성(해설)
작년 12월중 국내 산업활동의 모습은 전반적으로 「앞으로의 개선」을 기대케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는 물론 새정부가 들어서 추진하게될 경기대책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현재의 경기상황이 바닥을 치고 자생적인 상승여력을 확보한 것이냐의 여부가 경기대책의 강도,또는 추가적인 경기대책 필요성 자체를 가름하는 기준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추세중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재고증가율의 계속적인 둔화다. 작년 6월 17.9%를 고비로 감소추세를 보여온 재고증가율은 11월 8.8%,12월에는 4.3%로 급격히 둔화되고 있으며 이같은 추세는 기업의 재고조정이 거의 마무리되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하고 있다. 이는 주요 소비지표들이 작년 3·4분기를 고비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을 함께 고려할때 앞으로 재고확보를 위한 생산확대의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다.
투자에 있어서는 건설투자의 대표적 선행지표인 건축허가면적이 4·4분기 이후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올봄 건축철부터는 실제 투자로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설비투자는 여전히 공공부문의 주도로 겨우 유지되는 양상이긴 하나 민간제조업부문의 국내기계 수주가 증가세로 반전되는 등 개선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아직 그 효과가 가시화되지 않은 작년 11월이후의 각종 설비투자촉진대책 및 최근의 금리인하조치 등 외에 또다른 인위적인 수요확대는 신중하게 검토돼야 하며 불필요한 행정규제,그릇된 금융관행의 개선 등 경제활동에 지워진 부담을 없애나가는 것이 앞으로 우리 경제의 가장 중요한 과제인 「자율화」와도 결부돼 더욱 중요하다.<박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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