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자연대에 '딘스 클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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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대학 학장의 자문에 응해 주는 '딘스 클럽(dean's club.학장의 자문단)'이 국내 처음으로 서울대 자연대에 구성됐다.

서울대 오세정 자연대학장은 5일 "이달 초 정계.재계.언론계 인사 9명으로 구성된 '자연과학대 최고자문단(단장 정운찬 서울대 전 총장)'이 활동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오 학장은 "대학의 운영 방침과 사업 방향에 대해 외부의 시각과 충고를 반영할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자문단을 구성했다"며 "국내에서는 첫 사례지만 선진국 유수 대학들은 딘스 클럽이란 이름으로 종합대 또는 단과대 차원의 외부 자문단을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오 학장이 딘스 클럽을 구상한 것은 2005년 여름. 당시 자연대의 연구와 교육 수준을 평가받기 위해 초청한 세계 석학 중 멜콤 비슬리 전 스탠퍼드대 문리대학장이 딘스 클럽 구성을 권고했다. 비슬리 전 학장은 "학문 간 벽을 낮추고 사회와의 소통을 활발히 하기 위해 딘스 클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후 오 학장은 사회 각 분야에서 성공한 동문 인사들을 중심으로 자문단 참여를 요청했다.

오 학장의 딘스 클럽은 2일 오후 6시30분 서울 한 호텔에서 첫 모임을 열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모임에 배석한 홍승환 자연대 기획실장(생명과학부)은 "자연대가 구상 중인 개혁 프로그램을 소개했더니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에 그치지 말고 자연대의 범주를 허무는 혁명적 발상을 하라는 지적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자문단은 ▶이공계 기피현상 타개를 위해 중국이나 베트남 등의 우수 대학원생을 유치하며▶폭넓고 융합적인 전공교육을 통해 법조.금융.언론계에도 인재를 배출하고▶최고 수준의 스타교수를 영입하라고 조언했다. 자문단은 앞으로 연 2회 정기모임을 열 계획이다.

자문단장을 맡은 정 전 총장은 "미국 대학들이 가장 강조하는 것이 다양성"이라며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사람이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이를 새로운 아이디어로 연결하는 것이 딘스 클럽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강인식 기자

◆딘스 클럽=미국이나 유럽에는 총장의 클럽(president's club), 학장의 클럽(dean's club)이 보편화돼 있다. 이들은 학교 발전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기부금 후원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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