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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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37세의 직장남성이다. 10여년전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부터 무좀 때문에 상당히 고생해 왔다. 갖은 방법을 다 사용했지만 외근이 잦은 영업직이어서 잠시 낫다가도 이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때는 바르는 무좀약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어 3개월전부터 먹는 무좀약을 사용했다. 그런데 최근 기형아를 낳는다는 등 부작용이 심하다는 소식에 치료를 그만뒀는데 걱정할 정도인지.

<답>바르는 무좀약 때문에 증상이 악화됐다는 호소는 다소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이런 경우 단지 발가락·손가락사이의 갈라진 상처 부위를 통해 다른 균이 침입,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따라서 이때는 우선 적절한 항생제를 써서 염증을 가라앉힌 뒤 바르는 무좀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무좀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발가락 사이의 피부가 벗겨지고 갈라지면서 짓무르는 질환만을 생각하지만 실제로 무좀을 일으키는 진균은 우리 몸 어디에나 감염될 수 있어 피부진균증으로 총칭해 말하기도 한다. 따라서 무좀을 크게 전신질환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무좀은 대부분 재감염이 잘 되고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나 환자의 인내와 청결이 동반되는 경우 바르는 무좀약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바르는 무좀약의 사용에도 불구하고 계속 재발하고 증상이 심한 경우, 머리·몸통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손톱·발톱으로 균이 침입해 바르는 무좀약이 충분히 침투되지 못하는 경우엔 먹는 무좀약을 사용해야 한다. 최근 보사부가 먹는 무좀약인 「그리세오풀빈」이 기형아 출산·남성 불임증을 유발한다는 세계보건기구의 자료를 발표한 일이 있다. 이 자료가 사실일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 우리가 사용하는 의약품중 부작용이 전혀없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
대부분 부작용이 상당히 미미하면서 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하는 것으로 먹는 무좀약도 임신부 등 특별한 환경에 있는 사람이외엔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또 최근들어 단기간(2주)에 효과를 볼 수 있는 먹는 무좀약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 기존의 장기간 치료를 요하는 약들보다 부작용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정리=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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