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배우는 미국인 3만 넘어"|미 태권도연맹 정화 회장 김운용 세계총재 초청 내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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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국이 명실상부한 선진사회로 뛰어들기 위해서는 국기 태권도의올림픽종목 채택은 절대적이라고 봅니다.』
김운용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초청으로 27일 내한한 정 화(54·사진)미국태권도연맹(USTU) 회장은『이미 IOC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빠르면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부터 태권도가 올림픽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특히『현재 미국에서 태권도를 수련중인 회원만도 3만 명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고 소개하고『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림픽 채택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확언했다.
USTU는 미국올림픽위원회(USOC)산하 공식기구. 미국 안에서의 태권도 보급·발전을 도모할 목적으로 74년 발족한 미국체육단체로 USOC가 연맹의 재정지원을 떠맡고 있다. 지원규모는 연간 30만 달러(약 2억4천만 원)안팎이나 크고 작은 행사경비 일체를 포함하면 줄잡아 1백만 달러에 이른다는 게 정 회장과 동행한 김순호 연맹 재무총장의 귀띔. 본부사무실 역시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있는 USOC건물 안에 있으며 50개 주에 지부를 따로 두고 있다. 이 점에서 순수 한국인들에 의해 주도되는 재미태권도단체와는 성격을 달리 한다.
정 회장 일행의 한국 방문은 오는8윌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개최되는 93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준비를 위한 사전 협의가 주된 목적. USTU는 애틀랜타올림픽을 앞두고 미국 내 태권도 붐 조성의 일환정책으로 세계선수권대회(85개국 1천명 참가 예정)를 유치, 준비작업을 해 왔다. 총 예산규모는 1백만 달러(약 8억 원). 이중 30만 달러는 USOC로부터 지원 받고 나머지는 광고수입과 각급 단체로부터의 성금으로 충당할 계획.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는 격년제로 개최되는데 USTU 주도의 미국 개최는 77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USTU는 특히 대회기간 중 세계적인 스포츠인사들을 대거 초청, 태권도의 세계화를 도모하는 별도 이벤트를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김 총재와의 협의가 순조로워 이번 미국세계선수권대회는 성공리에 치러 낼 수 있을 것으로 정 회장은 큰 기대감을 보였다.
67년 도미, 현재 미시간 대학 교수(체육과)로 재직중인 정 회장은 국기원공인 9단. 66년 고려대학을 나와 미시간대로 유학간 게 계기가 돼 태권도 계에 입문했고 26년간 줄곧 태권도와 인연을 맺어 와 김 총재와의 사이가 각별하며 지난해 말 4년 임기의 USTU 제5대 회장에 취임했다. <전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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