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기전망 밝지않다/매출·투자증가율 저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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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생산감축으로 재고는 줄어들듯/한은,2천4백개 기업 조사
올 1·4분기에도 경기가 쉽사리 회복될 것 같지 않다. 경제성장률이 2.5∼2.6%선으로 추정되는 지난해 4·4분기보다 나아지기는 커녕 더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이 매출액 5억원이상인 전국의 2천4백43개 기업을 상대로 벌인 기업경기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채산성을 나타내는 매출이나 투자(유형고정자산) 증가율이 지난해 4·4분기와 비슷하거나 낮아 경기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림」에서 보듯 1·4분기 기업의 예상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4·4분기보다 1.2%포인트 높으나 통상 기업들의 전망이 실적치보다 2%포인트 정도 높게 낙관적으로 전망해온 점을 감안하면 92년 4·4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투자증가율은 그 예상치 자체가 지난해 4·4분기의 실적치보다 낮아 자칫 경제성장률이 80년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한 이래 가장 낮을 것으로 추정되는 92년 4·4분기(2.5∼2.6% 예상)와 비슷하거나 더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러운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제조업체의 매출은 석유화학·조립금속기계 등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나아져 92년 4·4분기(실적치 9.8%)보다 다소 높아진 12.8%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으나,지난해 1·4분기(14.5%)보다 1.7%포인트나 낮다. 비제조업의 매출증가율도 13.8%로 지난해 1·4분기(16%)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유형고정자산중 제조업의 기계설비 투자증가율도 8.9%로 전망돼 92년 4·4분기(10.2%)나 1.4분기(13%)보다 낮아 기업들의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업황이나 채산성면에서 본 기업의 주관적인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경기실사지수는 1백에 훨씬 못미치는 79로 나타나 기업경영자들이 여전히 투자를 망설이며 경기를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상품재고가 쌓이는 현상이야 계속되겠지만 그동안의 매출부진에 따라 기업 스스로 생산을 감축하는 등 노력한 결과 그 수준을 나타내는 재고실사지수(BSI)가 1백15로 지난해 3·4분기(1백22)나 4·4분기(1백17)보다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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