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평창 PT에 직접 출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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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지역이 결정되는 과테말라시티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과테말라는 치안이 불안하기로 유명하다. 하루에 20여건의 살인강도사건이 발생하는 곳이다. 길거리엔 무장경찰들이 지키고 있고, 민간 경비대들도 샷건을 들고 살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IOC위원들이 머무는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선 치열한 유치전쟁이 한창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IOC위원들을 면담하고 있고, 이건희·박용성 두 IOC위원도 막바지 표심잡기에 한창이다.

러시아 소치의 막바지 물량공세와 평창의 차분한 준비로 2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동계올림픽 유치 지역 결정을 위한 마지막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盧대통령·이건희 회장 PT에 깜짝 출연=노무현 대통령과 이건희 삼성 회장은 4일(한국시간 5일 새벽 3시15분)로 예정된 마지막 프리젠테이션에 직접 나선다. 노무현 대통령은 평화의 메시지를, 이건희 회장은 IOC위원들에게 평창 유치에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할 예정이다.

평창유치위은 마지막 프리젠테이션을 위해 철저한 보안 속에 작업 중이다. 일부 흘러나온 프리젠테이션 내용에 대해 보도 자제를 요청하며 철저한 보안을 요구하고 있다. 사실전달과 감성에 호소한 완벽한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치열한 신경전도 계속=러시아 소치는 막판 물량 공세로 IOC로부터 경고 메시지를 받았다.

러시아는 IOC총회가 열리는 인터콘티넨탈호텔 인근에 가로 16m, 세로 14m의 아이스링크를 설치했다. 러시아에서 초대형 수송기 9대를 이용 70톤에 이르는 장비를 공수했다.

총회 개막에 맞춰 남자 피겨스케이팅 전 세계챔피언인 예브게니 플루첸코와 41명의 피겨선수들이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주제로 아이스쇼를 펼칠 계획이었다.

그러나 IOC윤리위원회에서 인터콘티넨탈호텔 외의 지역에서 IOC위원을 접촉하는 것을 규정위반이라고 해 아이스쇼 공연은 무용지물이 될 판이다.

과테말라 한인교민회는 IOC 윤리 규정 위반으로 평창 유치위가 감점이라도 받을까 차분한 대응을 하는 중이다. 교민신문에는 집회등으로 평창을 응원하는 행위는 IOC윤리규정에 어긋나니 이같은 행위를 하지 말라는 광고가 연일 게재되고 있다.

◇ZONA 10을 떠나지 말라=IOC총회가 열리는 인터콘티넨탈호텔과 카미노레알 호텔 등 호텔 밀집지역은 ZONA 10(10구역)으로 불리는 번화가. 이 곳은 경찰과 군인들이 상주하며 치안을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을 벗어난 곳은 경찰도 믿을 수 없는 곳.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에게는 여지없이 총을 들이대며 강도짓을 서슴치 않는다.

코트라 김영식 무역관장은 "한인 가게도 대부분 한번 이상 강도를 당했을 정도로 치안이 불안한 곳이다"며 "36년간 내전을 겪은 탓에 인명 경시 풍토가 심해 10구역을 벗어날 경우 누구도 안전을 책임질수 없다"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는 전운이 감도는 과테말라에서 또 다른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머니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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