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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90%/“고스톱 칠줄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한번에 평균 9만원… 용돈 상당부분 낭비/7백만원 딴 사람있고 3백만원 잃기도
우리나라는 「고스톱」공화국인가. 우리나라 직장인 10명중 9명이 고스톱을 칠줄 알고 절반은 모였다 하면 고스톱판을 벌여 밤늦도록 한달 용돈의 상당부분을 탕진해야만 끝을 내는 습관을 갖고있는 것으로 나타나 심각한 폐해를 입증하고 있다.
흥국생명이 29일 발표한 서울시내 32개 직장에 근무하는 남자직장인 5백78명 대상 내기놀이 실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중 71%가 내기놀이를 즐기고 있으며 70%는 각종 모임에서 하는 내기놀이로 고스톱을 꼽았다.
고스톱은 조사대상의 90%가 할줄알고 56%는 가장 좋아하는 내기놀이라고 응답,절대적인 인기를 보여줬으며 그 다음 좋아하는 내기놀이로 포커(25%) 내기당구(10%) 등을 들었다.
이들이 한달 평균 갖는 모임은 1∼2회 54%,3∼4회 28%,5∼6회 9% 등 순으로 나타났는데 모임에서 내기놀이를 하는 횟수 또한 한달 평균 1∼2회 68%,3∼4회 19% 등 모임횟수와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또 한달 평균 모임횟수와 내기놀이 횟수가 일치하는 경우도 48%나 돼 전체의 절반은 모이기만 하면 고스톱 등 노름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내기놀이를 할때 쓰는 돈은 1회에 평균 5만5천원이었고 특히 고스톱은 평균 8만9천원이나 쓰고있었다. 이들의 한달 용돈이 10만∼15만원 29%,15만∼20만원 28% 등이었음을 감안하면 용돈의 상당부분을 고스톱에 낭비하는 셈이다. 더구나 최고 7백만원을 따보았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번에 3백만원을 잃은 사람도 있어 단순한 오락차원을 넘어서는 경우도 많았다.
내기놀이를 할때 쓰는 시간을 보면 3시간이 37%로 가장 많았고 4시간 21%,5시간 이상도 24%나 되는 등 대개가 3시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고 이 때문에 기혼자의 40%는 늦은 귀가로 가정불화를 경험하는 등 폐단이 심각했다.
그러나 폐해 때문에 앞으로 내기놀이를 안하거나 줄이겠다고 한 사람은 전체의 38%에 그치고 있어 희박한 경각심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됐다.<이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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