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 덜 냈으니 더 내라 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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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삼성과 LG에서 이미 상당액의 후원금을 받고도 거액의 불법자금을 추가로 요구했음이 밝혀졌다.

대검 중수부가 지난 26일 구속기소한, 이회창(李會昌)전 한나라당 후보의 법률고문 서정우(徐廷友)변호사의 공소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초 당 선대본부장이던 김영일(金榮馹)의원이 최돈웅(崔燉雄)의원에게 "삼성이 예상보다 대선자금을 적게 냈으니 추가 지원을 요청해 달라"고 주문, 崔의원이 삼성 측에 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미 9월 이후 공식후원금 20억원과 불법자금 40억원 등 60억원을 한나라당에 기부했던 삼성 측이 무기명 주택채권 1백12억원어치를 추가로 徐변호사에게 전달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崔의원은 같은 시기 역시 金의원의 부탁을 받고 이미 공식후원금 10억원을 낸 LG그룹의 서울 여의도 본사를 직접 방문,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崔의원은 LG 관계자에게 "예년의 후원 규모와는 단위를 달리하는 규모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고, LG 측은 현금 1백50억원을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주차장에서 徐변호사에게 차떼기 방식으로 전달했다는 것이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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