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 가도 못하는 추방 「팔」인/PLO,대 「이」공동전선 촉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이스라엘 접경부근 지뢰매설 접근봉쇄/레바논 국제기구 구호활동 불허발표
【줌리야·튀니스·예루살렘 AFP·로이터·AP=연합】 이스라엘이 설치한 레바논 남부 「안전지대」와 레바논군 관할지역 사이 황무지에서 추방 5일째를 맞은 4백15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은 21일 레바논 정부의 철수명령과 이들의 귀환을 막기 위한 이스라엘군의 포격 틈바구니에서 극한상황을 맞고 있으며,레바논정부는 이들에 대한 국제기구의 긴급 구호활동마저 금지시켰다.
추방 팔레스타인인들은 21일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제공한 황무지의 천막야영지로부터 철수하라는 레바논 당국의 명령에 따라 이스라엘측 「안전지대」로 이동했으나 친이스라엘계 남부레바논군(SLA)은 이들을 저지하기 위해 박격포·탱크로 포격하는 한편 기관총 위협사격을 가해 3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파편에 맞아 부상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그러나 죽음을 무릅쓰고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의 고향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선언한뒤 이스라엘측 접경초소 근처에 머무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곤봉으로 무장한 군부대를 「안전지대」진입로에 배치하는 한편 SLA와 함께 줌리야 접경초소 부근에 지뢰를 매설하고 철조망·모래방벽을 설치,이들의 접근을 철저히 봉쇄했다.
한편 레바논정부는 이들 추방민에게 지난 나흘동안 구호품을 공급해온 국제기구들에 대해 더 이상의 구호활동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지도부는 이날 PLO 집행위원회 위원들과 중동평화회담의 팔레스타인 대표들,그리고 PLO내 강경파벌인 팔레스타인 해방인민전선(PFLP) 대표들로 이번 사태의 대책마련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으며,야세르 아라파트 PLO의장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PLO 지도부는 전아랍과 회교단체들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추방정책에 대응하는 공동전선을 구성할 것을 촉구했으며,강경파벌인 하마스에 대해서도 과거의 경쟁관계를 청산하고 함께 대이스라엘 투쟁을 펴나갈 것을 촉구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