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못춘 민자 탈당파들/3당 지구당위장별 득표성적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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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TK지역 국민당인기 거품판명/서울 아파트 밀집지역 민자우세
14대 대선이 민자당 김영삼후보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3당의 일선 사령탑인 지구당위원장들의 표정도 득표성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민자당의 경우 김 당선자가 일찌감치 대선성적과 위원장들의 장래가 무관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한바 있어 논공행상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결과를 보면 민자당을 탈당해 국민당으로 배를 바꿔 탄 의원들의 지역구에서 국민당이 승리한 곳은 전무하다.
선거 막바지에 후보를 사퇴하고 정주영 국민당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종찬의원의 서울 종로구에서는 김대중민주당후보가 38.5%로 1위,김 당선자가 31.7%로 2위를 차지했으며 정 후보는 21%를 얻는데 그쳤다.
이자헌의원의 평택군은 김 당선자가 33.6%,김대중후보 28.6%에 이어 정 후보는 3위였고,장경우의원의 안산·옹진에서는 김대중­김영삼­정주영후보 순이었다.
김용환의원의 대천­보령에서도 정 후보는 김 당선자에게 1위를 빼앗겼고,대구의 박철언(수성갑) 유수호(중) 김복동(동갑)의원 지역은 모두 김 당선자가 57∼59%를 얻은 반면 정 후보는 20%선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민주당에서 국민당으로 건너간 한영수의원(서산­태안)지역에서만 정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따라서 이들의 국민당내에서의 입지도 상대적으로 취약해질 수 밖에 없고 민자당 탈당명분인 「새정치」구호도 재벌당으로 옮겨가면서 퇴색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중 이종찬의원은 민자당 후보경선 도중하차이후 줄곧 악수만 둬온데다 김용환·박철언의원조차 그를 외면하고 있어 고립무원의 최악의 상태에 빠졌다.
반면 국민당에서 민자당으로 자리를 옮긴 차화준(울산중) 김찬우(청송­영덕) 박희부(연기)의원은 각각 김 당선자에게 50.9%,68.3%,38.0%로 금메달을 안겨줬다.
민주당을 탈당해 민자당에 입당한 송천영의원의 대전 동을에서도 김 당선자가 1위를 차지했으나 임춘원(서울 서대문을) 박규식(부천남)의원 지역구에서는 근소한 차로 김대중후보에게 선두를 내눠 야세가 강한 지역임일 실감케 했다.
정주영후보가 압승을 장담한 울산에서도 아들 몽준씨의 동구에서만 45.8%로 앞섰을뿐 중구와 남구에서 김 당선자의 절반수즌 득표에 그쳐 경남에서의 「YS바람」을 입증했다.
김 당선자의 당선에 최대 공헌을 한 지역은 대구·경북으로 각각 59.6%와 64.7%를 획득했는데 대구에서는 강재섭(서을) 김용태(북)의원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국민당의 TK지역에서의 인기는 거품이었음이 증명됐다.
한편 서울에서는 전체적으로 김대중후보가 우세를 보였으나 아파트 밀집지역인 강남갑·을,송파갑·서초갑·을,양천갑 등은 김 당선자의 득표율이 40%를 넘어 중산층의 안정희구심리를 반영했다.
○…민주당은 대선패배를 씻고 체제정비에 나서고 있으나 내부적으로 당직자들의 활동실적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
이해찬기획실장·유종근홍보특보·배기선비서실차장 등에 대해 『새로운 선거기법을 도입해 당의 새면모를 보였다』는 후한 평가가 내려지고 있고,유세현장활동에 충실했던 김정길최고위원·강창성의원은 물론 한광옥총장·신순범유세위원장·홍사덕대변인·박지원수석부대변인·노무현청년위원장도 높은 평점.
반면 대선위원장인 이기택대표의 유세활동은 저조해 실제 충북 충주·회평유세는 고작 1백∼2백명의 청중들이 모여 그의 유세팀이 끌고간 최고급 리무진 버스 2대가 아깝다는게 현지반응일 정도였고,그가 CBS라디오의 지원연설 출연을 펑크낸 것을 놓고 『과로탓』이라는 해명과 달리 준비부족 때문이라는 얘기가 무성.
때문에 당내 민주계에서조차 이 대표가 『성의가 부족했던게 아니냐』는 말들이 나돌고 당일각에선 대선위원회에 속했던 인사의 당직 전원사퇴의견도 나오는 실정.<김두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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