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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연인 손잡고 함께 걸어요

중앙선데이

입력

서초·성동구 등 정기적으로 걷기대회 … 참가비 없고 운 좋으면 경품도

구청에서 개최하는 걷기대회에 참가하면 이웃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다. 사진은 5월 강동 그린웨이 걷기대회 모습.


서울 서초동에 사는 주부 조영숙(43)씨는 7월 1일이 기다려진다. 서초구가 매월 첫째 일요일마다 우면산에서 개최하는 ‘서초 한가족 걷기대회’가 열리는 날이다. 조씨는 지난 3일 동갑내기 남편과 함께 처음으로 이 대회에 참여했다. ‘신선하게 느껴지는 아침 공기가 너무 좋아서’ 7월에는 중학교 2학년 아들과 초등학교 5학년 딸까지 데리고 가기로 마음먹고 있다.

서초동으로 이사온 지 1년 반이 지났지만 조씨 부부는 달콤한 일요일 아침 잠의 유혹을 떨치지 못해 걷기대회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3일 큰마음 먹고 참가했다. 참가비가 없는 데다 경품 추첨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까닭이다. 오전 6시30분 출발지인 방배3동 범바위약수터 입구에 도착해서는 깜짝 놀랐다. 이른 시간인데도 갓난아기를 업은 아빠, 친구들과 함께 온 70대 할머니 등 1200여 명의 시민이 몰렸기 때문이다. 초반부터 가파른 길이 이어져 금세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숨이 막혔다. 하지만 소망탑을 거쳐 서울시인재개발원(옛 공무원교육원)까지 예정된 3㎞를 끝까지 걸었다. 1시간이 걸렸다.

서울 청계천에서는 2·4주 토요일 오전 시민걷기대회가 열린다. 사진은 5월 19일 청계천에서 열린 BBB 국제 걷기 대회 장면. 중앙일보

정리체조를 한 뒤 농구공·자전거 등 경품 추첨이 이어졌다. 그리고 인재개발원 식당에서 지역 시민단체가 무료로 제공하는 떡국을 먹고 집에 오니 9시30분. 보통 일요일 일어날 시간이었다. 조씨는 “몸도 가뿐하고 하루가 더 길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1989년 5월 시작된 ‘서초구 한가족 걷기대회’는 한여름·한겨울과 선거철을 제외하고 꾸준하게 열려 지금까지 12만5000여 명이 참석했다. 서초구청 최길제 팀장은 “걷기대회가 주민들끼리 인사하고 어울리는 장(場)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걷고 싶어도 계기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때는 시청·구청이나 언론사가 주최하는 걷기대회에 참석해보자. 참가비가 없고, 주소지를 따지지 않고 누구나 환영한다. 운이 좋으면 협찬 단체·기업이 걷기 용품을 경품으로 받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다.

우선 청계천에서는 매월 2·4주 토요일 ‘시민걷기대회’가 서울시 후원으로 열린다. 오전 7시30분 고산자교(청계9가 마장동) 문화광장을 출발해 서울숲 또는 청계광장까지 5㎞ 구간을 걷는다. 강동구는 매월 넷째주 토요일 오전 7시 일자산 잔디광장∼해맞이 광장∼허브공원을 거쳐 잔디광장으로 돌아오는 3.5㎞ 구간에서 ‘강동 그린웨이(Greenway) 걷기대회’를 연다. 송파구에서는 봄·가을 한 차례씩 2000여 명의 주민이 참석하는 ‘송파가족 걷기대회’가 열린다. 7월 1일에는 올림픽공원 몽촌토성에서 열릴 예정이다.

성동구는 2년마다 개최하던 구민체육대회를 없애는 대신 올해부터 4월과 9월 살곶이체육공원∼성동교∼응봉교∼용비교∼서울숲 4㎞ 구간에서 ‘성동구민 한마음 걷기대회’를 개최한다. 당뇨병 환자와 가족들이 참가하는 ‘당뇨가족 걷기대회’(5월)에서는 출발 전에 혈당을 측정하고 운동 후 다시 혈당을 측정해 비교할 수 있다.
인터넷 동호회에 가입하면 ‘걷기 친구’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다음·네이버 등 대형 포털에서 ‘걷기’를 검색하면 500여 개가 뜬다. 회원이 1만 명을 넘는 초대형에서 10여 명 미만까지 크기도 다양하다. 지역별·주제별로 취향에 따라 가입하면 된다.
이들 동호회는 자체 행사를 기획해 진행하는 것은 기본이다. 회원들은 자신이 걸은 날짜·장소·시간을 홈페이지에 적으면서 서로를 격려하기도 한다. 그리고 걷기 좋은 코스나 걸으면서 만난 사람들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올린다. 회원들은 ‘번개 모임’도 자주 갖는다. 이럴 때는 “남산 걷고 싶은 사람, 서울역 11번 출구 앞에 모이세요” 등의 문구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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