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밭 굳히기 마지막 공방(대선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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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결과가 어떻든 깨끗이 승복 김영삼/관권·금권 세례에 속지말자 김대중/주택·교통 등 5대 난제 해결 정주영
○국립묘지 충혼탑 헌화
▷김영삼후보◁
김영삼민자당후보는 17일 유세를 하지 않기로 했던 계획을 바꾸어 경기 시흥에서 마지막으로 유세.
김 후보는 이날 유세에 앞서 아침 일찍 동작동 국립묘지를 방문,충혼탑에 헌화한뒤 곧바로 당사로 돌아와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 후보는 시흥 유세에서 「부산 기관장대책회의」와 관련,『과거의 타성에서 또는 공명심에서라고 할지라도 전·현직 공무원들의 언동은 공명선거를 한번 이룩해 보겠다는 나의 소박한 꿈에 큰 상처를 남겨주고 말았다』고 침통하게 말했다.
김 후보는 『총체적으로 관권선거 시비는 상당히 해소되었다고 판단되지만 치열한 경쟁과정에서 금권선거·흑색선전·비난·비방 등 혼탁스런 선거운동이 있었다는 사실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제부터라도 개표가 끝날 때까지 깨끗하게 「유종의 미」를 거두었으면 한다』고 강조.
김 후보는 또 『선거가 끝나는대로 이견을 가졌던 국민도 후보도 다시 뭉쳐 신한국을 건설해야 된다』며 『나 자신은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깨끗하게 승복할 것을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고 역설.
기자회견을 마친 김 후보는 여의도 증권거래소를 방문했으며,시흥 유세 후에는 서울 중앙우체국에 들러 집배원들을 격려하고 명동 일대에서 당원들과 함께 가두행진을 하며 지지를 호소.<박의준기자>
○가수 이선희 지원 나서
▷김대중후보◁
김대중민주당후보는 17일 인천·서울에서 유세를 벌인뒤 서울 명동일대에서 투표참여 캠페인을 벌였다.
캠페인은 『투표합시다』란 인사와 함께 준비한 장미꽃 5천송이를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김 후보는 인천 부평 근린공원,서울 용산역광장 등 유세에서 금권·관권선거를 맹렬히 비난했다.
그는 『민자·국민 양당의 금권·관권선거는 전례없는 대규모로 엄청난 부패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특히 민자당은 지역감정 조성,색깔론을 만들어내고 수 많은 불법인쇄물로 선거를 끝까지 혼탁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후보는 부산지역 기관장 모임에 대해 『말단공무원은 중립내각을 환영하는데 중간 이상 고급공무원이 기득권 유지를 위해 이런 일을 저지르고 있다』면서 『그러나 국민 일반은 자신들의 계층적 이해를 가장 잘 대변하는 우리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입당한 가수 이선희씨(서울시의회의원)는 김 후보의 기자회견에 배석한뒤 부평·인천·서울 용산 유세장에 잇따라 참석,김 후보를 막판 측면지원.
김 후보는 전날 오후엔 경기 수원·안양·안산에서 잇따라 유세를 갖고 『김대중만이 그간의 민주화운동 경력으로 재야와 학생·노조를 설득해 참된 안정을 이뤄낼 수 있다』는 「신정안론」을 전개.
김 후보는 『집권하면 주사파라고 떠들거나 공산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내 아들이라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
특히 16일 야간에 벌어진 안산 초지운동장 유세는 1천여개의 촛불이 청중석에서 넘실거리는 가운데 연단 앞에도 1백여개의 촛불로 「김대중」이란 글자 모양을 만들어 불야성 축제의 분위기를 이뤘다.<조현욱기자>
○집 없는 설움 없애겠다
▷정주영후보◁
정주영국민당후보는 17일 경기 파주와 동두천,서울 유세에서 「주택·교통·교육·환경·치안」 등 5대 난제 해결이라는 공약을 집중 부각.
정 후보는 도봉병·중랑을·동대문갑 유세에서 『압승을 거둘 것이 확실한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임기 내에 우리나라 안에 「집없는 설움」이란 말을 없애겠다』고 공약.
정 후보는 교통과 교육·환경·치안 등 4개 분야에서 개혁을 실현,일본을 능가하는 경제대국·통일한국을 일궈내겠다고 장담.
정 후보는 『도로를 2층으로 만들고 지하철을 중심축으로한 21세기형 교통망을 조기완공,나라 경제를 좀먹는 교통지옥도 해결하겠다』고 공약.
정 후보는 『현재 고등학교의 내신성적이 무슨 전과기록이나 되는 것처럼 학생들에게 멍에가 되고 있다. 내신제도를 합리적으로 고치고 입시지옥 병을 낳고있는 대학 또한 「들어가는 곳」이 아닌 「공부하는 곳」으로 구조를 변경하겠다』고 제시.
정 후보는 또 『금수강산을 되살린 대통령,밤길도 자유로이 거닐 수 있도록 치안을 확립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환경·치안확립을 강조.
정 후보는 16일 강원과 청주·대전 유세에서 『정부의 기관장들이 지역감정을 부추기며 김영삼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다는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고 공격.<유상철·고대훈기자>
○“2김 1정은 국민 농락”
▷박찬종후보◁
신정당 박찬종후보는 17일 서울·부평·부천 유세에서 『2김 1정은 투표 전날인 오늘을 「대국민 고백의 날」로 선포하고 국민들의 신성한 주권을 농락해온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
박 후보는 『부산 기관장 모임은 양식있는 일선 공무원들의 분노뿐 아니라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김영삼후보를 맹공.
박 후보는 또 『정정당당한 경쟁보다는 구악의 술책으로 상대방 후보에 대한 사퇴 운운의 흑색선전을 획책하는 김대중후보는 먼저 자신부터 구습을 바꾸라』고 비난.
박 후보는 『기업자금을 호주머니 돈으로 생각하는 정주영후보는 경제대통령을 표방하기 이전에 회사 공금과 용돈을 분별하는 경제윤리부터 배우라』고 비난.<박영수기자>
○사퇴압력 단호히 거부
▷백기완후보◁
무소속 백기완후보는 17일 서울유세에서 『「부산 기관장 대책회의」사건은 보수정치 모리배들이 저지르는 수 많은 부정 부패 선거중 빙산의 일각일뿐』이라면서 『민중 여러분들이 지금 당장 이들을 심판해야 한다』고 역설.
백 후보는 『5,6공 살인마와 보수 수구세력,재벌과 함께 「대화합의 정치」를 꿈꾸며 민중 여러분을 배신하고 있는 김대중후보가 벌이고 있는 나에 대한 사퇴압력을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강조.
백 후보는 이어 『노동자·민중을 착취한 여러분의 돈으로 경제를 회생시키겠다는 정주영후보에 대한 환상을 단호히 버려야 한다』고 주장.<이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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