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돈 뻔한데 손 벌리는 곳 많고…체육진흥 기금 배분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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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국민체육진흥기금의 93년도 체육분야 지원금 배분을 놓고 체육계가 시끌벅쩍하다. 지원금 규모는 한정돼있으나 지원요구단체수가 불어나는 데다 이들 단체의 지원금 요구 규모 또한 커져 이를 주관하는 국민체육진홍공단(이사장 문태갑)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딱한 실정이다.
더욱이 11일에는 교육부산하 각시도 체육담당장학관들이 학교체육에 대한기금지원을 요구하고 나섬으로써 공단 측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시도장학관들은 국민체육기금이 그 동안 학교 체육지원을 외면해 온데 대해 반발, 기금의 뒷받침이 없을 경우내년 소년체전을 보이콧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있다.
이처럼 체육유관단체로부터의 기금지원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은 1차 기금조성계획이 조기 달성됨에 따라 기금 지원규모와 폭이 종전보다는 한층 넓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 실제로 공단은 지난11월말 현재 총 기금 4천9백67억원을 조성, 연말까지는 당초 목표한 5천억원 규모의 기금조성은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금지원규모도 크게 늘여 내년예산에 지원금으로 4백50억원을 책정해놓고 있다. 이는 올해 3백28억원에 비해 무려 38%나 늘어난 것.
내년도 공단지원사업내용은 3대 목적사업 중 국민체육진흥 및 청소년육성지원사업에 4백41억원을, 서울올림픽기념행사비에 9억원 등을 각각 지원하는 것으로 돼있다. 총3백28억원이 지원된 올해에는 국민체육진흥사업에 1백33억원이 들어갔고 청소년육성사업에 57억원, 올림픽기념사업에 1백37억원이 각각 투자됐다.
공단출범당시 기본목표로 설정된 이들 3대사업 중 국민체육진흥사업은 엘리트체육을 관장하는 체육회와 생활체육을 담당하는 국민생활체육협의회에 각각 사업의 우선 순위가 주어졌으며 이밖에 지난해에는 한국체대에 체육기자재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학원체육에 공단이 지원하기는 한국체대가 유일하나 이는 엘리트체육진흥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관계자의 설명.
그러나 공단의 이 같은 기금지원에 대해 체육관련 단체는 내용적으로 빈약한 수준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총4백41억원이 배정된 체육진흥 및 청소년육성사업 지원금 중 체육진흥지원금은 55∼58%가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생활체육이나 시설지원을 제외한 체육회와 산하경기단체(44개)에 돌아갈 몫은 지난해를 약간 웃도는 1백억원 규모이며 이것만으로는 「홀로서기」를 모색해야할 경기단체로선 턱없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있다.
이에 따라 공단 측은 빠른 시일 안에 「기금지원심의위원회」를 구성, 기금지원의 폭과 규모는 물론 지원절차 등을 전적으로 위임할 계획. 이 위원회는 체육청소년부를 포함, 체육회 및 공단·청소년단체전문가들로 구성되며 앞으로 목적사업수행을 위한 분야별 기금지원 등 업무일체를 맡아 심의 처리하게 된다.
아무튼 기금지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놓고 고심중인 공단의 묘수 찾기는 달리 뾰족한 방안이 없어 상당기간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전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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