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상당수 타 과목도 진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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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산부인과 개원의중 90%가 자신의 전공을 후회하며 전문의의 업무를 포기하고 싶어하는 개원 의가 30% 가까이에 달한다는 대한의학협회의 조사결과가 나온데 이어 전문의 자격을 갖춘 개원의중 상당수가 자신의 전문과목 이외의 환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일반외과 전문의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보험수가로 인해 10명 중 7명 이상이 전문의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일반외과만으로는 개원하기 어렵다고 생각해 내과를 진료과목으로 내세워 개원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환자들에 대한 진료가 질환에 따른 전문적인 진단과 검사보다는 일상적인 질의와 치료로 그쳐 하루속히 의사인력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요구되고 있다.
경북대보건대학원 박재용 교수팀이 최근 대구시내 6백91개 개원의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내과전문의 72명중 86%(62명)가 소아과를, 소아과전문의 38명 중 87%(33명)가 내과를, 산부인과전문의 29명중 86%(25명)가 소아과를 전문과목 이외의 진료과목으로 표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환자 중 전문과목 이외의 환자가 10%를 넘는 개원 의가 47%에 달했으며, 50%를 넘는 개원의도 16%나 됐다는 것.
특히 일반외과의 경우 10명 중 5명의 개원 의들이 전문과목 이외의 환자가 50%를 넘는다고 답변했다.
또 전문과목 이외의 진료과목 표방에 대해 개원 의들은 「해당과목에 자신이 있어서」(13%)보다는 「전문과목과 관련이 있어서」(45%)와 「전문과목 환자만으로는 경영이 어려워」(37%)라고 답한 비율이 많았다. 게다가 전문의중 30%가 스스로 역할을 잘못하고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특히 일반외과의 경우 73%가 이같이 답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71%가 일반외과로의 개원을 부정전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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