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통신세상] ② 폰계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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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 모(34)씨. 휴대전화로 월 평균 400~430분 통화하며 요금으로 약 6만원을 낸다. 온라인 주식 거래 때문에 1만원짜리 무선데이터 정액요금제에도 가입했다. 둘을 합쳐 한 달 이동통신 요금이 약 7만원. 안 되겠다 싶어 해당 이통사에 물어보니, 통화량 많고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을 위한 요금제가 따로 있단다. 기본료가 1만3000원 비싼 대신 '음성통화 400분 무료'에 '데이터 요금 감면'. 이 요금제로 바꾸면서 김씨는 한 달 2만원가량을 절약할 수 있었다.

#통화 패턴부터 체크하세요=이동전화 요금 인하 요구가 거센 지금, 실속파들은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통신비를 살뜰히 줄여가고 있다. 그간 여러 차례 요금 인하가 단행됐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그야말로 '찔끔'인 것이 사실. 기존 제도를 십분 활용하는 것이 당장 남는 장사다.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백전백승. 요금 줄이기 역시 내 통화 패턴을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저 '이동통신 요금'이라 말하지만 뜯어보면 그 안에는 다양한 '분야'가 존재한다. 기본요금, 음성 통화료, 문자 메시지 요금, 각종 서비스 가입료, 무선 인터넷 사용료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휴대전화로 결제한 금액도 함께 청구된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무엇인지 ▶필요 없는 서비스에 가입한 것은 없는지 ▶어떤 시간과 요일에 통화를 많이 하는지 ▶통화량 자체가 유난히 적은 지 ▶특정인과의 통화가 적거나 많은 지 ▶한번 걸면 오래 통화하는 일이 잦은지 등을 두루 따진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각 이통사에서 발행하는 고지서를 살피는 것이다. 고지서에는 사용자의 통화 패턴을 짐작하게 하는 자료가 담겨 있다. 서너 달 치를 모아 보면 자신의 소비 스타일을 알 수 있다. SK텔레콤 최인석 매니저는 "고지서는 '폰계부'(휴대전화 가계부) 역할도 한다"며 "매월 이용 현황 중 개선할 점을 한두 가지 적어 그대로 실천하면 과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통사의 고객 사이트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KTF 조정일 차장은 "각 사 사이트마다 고객별로 최적 요금제를 찾아주는 맞춤 서비스가 있다"며 "이외에도 다양한 이벤트.할인 행사 등이 수시로 있으므로 간혹 들러 혜택을 챙기라"고 권유했다.

#고객센터에 물어 보세요=이도저도 귀찮을 땐 휴대전화의 '114'번을 눌러 각 사 고객센터에 직접 문의한다. 통화 패턴 외에도 '특별한' 신분(학생.장애인.상이군경 등).나이.직종 등을 밝혀 가장 유리한 요금제를 안내받는다. 전화기를 바꾸면서 대리점에서 권하는 대로 요금제나 서비스를 택하는 건 한번 더 생각할 일. 대리점 중에는 고객의 이익보다 자신들에 떨어질 수수료를 우선시하는 곳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통 3사가 제공하는 요금제는 무수히 많다. LG텔레콤 김병식 과장은 "흔히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는 기본료만 해도 9000원부터 8만원대까지 폭이 굉장히 넓다"고 했다. 기본료가 아예 없는 선불카드도 있다. 미성년자의 경우 각종 '청소년 요금제'에 가입하는 것이 무조건 이익이라거나, 무선인터넷 사용 시 클릭한 사이트가 복잡.화려하면(즉 데이터량이 많으면) 요금이 더 많이 나온다는 사실 등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요금제를 선택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주에 소개합니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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