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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어진 응원전 … "닥쳐""집어치워" 고함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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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9일 대전에서 열린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 3차 정책토론회는 이전 두 번의 토론회에 비해 분위기가 거칠었다. 장외에서 가열된 이명박-박근혜 양 후보 진영의 공방이 토론장 공기에 영향을 미쳤다.

행사장인 평송 청소년수련원엔 행사 시작 2~3시간 전부터 8000여 명의 당원 및 후보 지지자가 몰려들었다. 'MB연대' '박사모' 등 전국에서 모인 '빅2'의 팬클럽 회원들은 두 주자의 대형 사진과 태극기.풍선을 내걸고 응원전을 펼쳤다. 이 후보 측은 '대운하 조감도 플래카드', 박 후보 측은 '무궁화 플래카드'를 내걸고 지지 후보가 도착할 때마다 징과 꽹과리를 치며 이름을 연호했다. 1000석 규모의 토론장은 복도까지 청중이 가득 들어찼다. 입장하지 못한 500여 명은 토론장 밖에 설치된 여러 대의 TV로 토론을 지켜봤다. 3000여 명의 인파도 토론회 내내 수련원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이 후보와 박 후보는 맞토론 때 감정이 실린 듯한 표현을 간간이 구사해 토론장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양측 지지자들은 지지 후보가 발언할 때마다 열광적으로 박수를 쳤다. 사회자가 "생방송 중이니 박수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심지어 진보 성향의 고진화 후보가 한나라당 당론과 다른 의견을 말하자 방청석에선 "닥쳐" "집어치워" 등의 고함이 쏟아져 토론이 잠시 중단됐다.

토론 후 이 후보 측 장광근 대변인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도 대한민국의 경제력이 바탕이 돼야 가능할 수 있고, 대한민국의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이 후보임을 잘 드러낸 생산적 토론회였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 측 이혜훈 대변인은 "박 후보가 5개 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글로벌 리더로서, 대한민국의 품위를 한껏 높여 줄 진정한 외교 대통령의 콘텐트를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고 말했다.

김정하.이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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