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랭한 선거특수/라이터·보자기 등/선물용품 “실효없다” 주문끊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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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광고대행·이벤트업체는 큰 재미
선거특수가 예전같지 않다.
선거때면 없어서 못팔던 판촉물·선물용품 등의 업체는 대통령선거가 한달도 남지 않았으나 주문은 커녕 상담조차 없어 재고로 몸살을 앓고 있고 제지·인쇄 등의 업체도 기대했던 호황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이번 대통령선거에 대한 정부의 단속강화는 물론 유권자의 의식향상 등으로 정당마다 값싼 물건을 돌려봤자 생색도 안나고 물증만 남는다는 점을 고려,선거운동방법이 물량공세에서 언론매체를 통한 정책·이미지홍보 위주로 바뀌어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광고대행사와 유세·행사장에 동원되는 각종 이벤트업체들이 예전에 볼 수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고 「전통적인」 선거특수업종 중에는 관광호텔 정도가 각종 선거행사로 인한 연회장 예약으로 그나마 재미를 보고있다.
국내 최대 라이터생산업체인 (주)불티나의 경우 지난 대선때는 공급이 달려 올해는 1백만개 정도를 미리 생산해 놓았으나 지금까지 단한건의 수주도 받지 못했다.
지난 대선때 보자기 60만장을 수주했던 고려보자기공업은 아직까지 가격을 묻는 문의전화조차 없는 실정이며 수건생산업체들도 수주물량이 지구당단위에서 주문하는 1천∼2천장에 그치고 있다. 또 지난 선거때는 없어서 못팔던 식용유·생활용품 선물세트의 경우도 주문이 전혀 들어오지 않고 있다.
올들어 새로운 홍보물로 각광받던 손목시계도 지난달까지 주문물량이 폭주,약 40만개의 납품이 이뤄지기도 했으나 선거법위반시비가 일어나면서 이달들어선 주문물량이 뚝 끊겨 「반짝경기」에 그쳐버렸다.
제지업계는 그동안 각업체의 설비확장 등으로 팸플릿·포스터용으로 쓰이는 백상지·아트지의 생산물량이 이미 30% 정도 공급초과된 월 1백만t 정도에 달하는 반면 선거물량은 지난번보다 30% 정도 줄어든 2만t에 불과해 특수를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그러나 광고업계의 경우 신문정책광고가 쏟아지면서 시장규모가 지난 대선보다 5배나 성장한 2백20억원대에 이를 전망인데 현재 전담업체가 지정된 국민당·민주당을 제외하고 민자당의 물량을 따내기 위해 삼희·대홍·코래드 등 3개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연설무대 설치,유세장 행사진행 등을 전담하는 이벤트업체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이효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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