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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시' 살만 루슈디 영국서 기사 작위 받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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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소설 '악마의 시'로 이슬람권의 적이 된 인도 출신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60.사진)가 영국 정부로부터 기사(나이트) 작위를 받는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자신의 생일인 21일 문학 분야에 기여한 공로로 그에게 기사 작위를 수여하는 것이다.

루슈디는 16일 성명을 통해 "크나큰 영광"이라며 "내 작품 활동이 이렇게 인정받아 무척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1981년 소설 '한밤중의 아이들'로 영국 최고 권위의 부커상을 받았다. 93년에는 이 소설이 25년 역사의 부커상 수상작 가운데 최고의 소설로 꼽히며 문학적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슬람권은 아직 루슈디를 '펜을 든 서방의 흑기사'로 간주하고 있다. 88년 출간한 '악마의 시'가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그는 이란 정부로부터 사형 선고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그는 100만 달러의 현상금이 걸린 채 10년간 해외 도피생활을 해야 했다. 이란은 그를 보호하는 영국과 단교하기도 했다. 이란 정부는 98년 루슈디에 내린 사형 선고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아직도 이슬람권은 그의 방문이나 서적 판매를 허용치 않고 있다.

현재 미국 애틀랜타의 에모리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런던과 뉴욕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인도 뭄바이의 한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영국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하고 소설가로 활동해 왔다. '악마의 시' 사태 이후 90년대 도피 중에도 그는 집필 활동을 계속했다. 2005년에 '광대 샬미르'를 포함해 9편의 소설을 썼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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