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2세, 이라크서 미국해병대 영웅으로 떠올라

중앙일보

입력

이라크에 파병된 약관의 한인 2세 해병대원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동료 해병대원을 구해 영웅으로 떠오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3일(현지시간) 'Marine Corp News'(해병대 뉴스)는 "지난 7일 이라크 팔루자 북부에서 순찰임무를 수행중이던 제2돌격상륙대대 소속 대니얼 김 병장(20)이 '죽느냐 사느냐(do or die)'의 절박한 상황에서 폭탄에 맞아 치명상을 입은 동료를 구해내는 영웅적인 행위를 했다고 전했다.

이날 김병장 등은 야간에 순찰지역의 한 다리에 접근하는 순간 매복하던 적들이 폭탄을 터뜨리며 집중사격을 가하는 기습에 직면했다. 이때 김병장은 사병들이 탑승한 20톤무게의 트럭을 기민하게 안전한 장소로 옮기게 하고 폭발로 다리 하나가 절단 직전에 이르는 치명상을 입은 동료를 응급조치했다.

김병장의 분대를 이끌고 있던 제프리 보겔 상사는 "사고발생당시 주변에 매복하던 적들이 집중사격을 가해 모두 꼼짝도 못한 상황에서 김병장은 부상자에게 다가가 지혈처치를 하는 등 침착하게 대처해 동료의 목숨을 구했다"고 말했다.

김병장은 "부상 동료가 앉은 채로 피를 흘리고 있어 자칫하면 출혈이 과다해 질 것으로 우려돼 그를 우선 눕혔다. 지혈대가 내 왼쪽 어깨에 있었는데 오른손으로는 출혈을 막기 위해 대퇴부 동맥을 누르고 있었기 때문에 왼쪽손으로 어렵게 꺼내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차량 안 계기판의 녹색불빛에 지혈대를 비춰 상처부위를 압박할 수 있었다. 지혈처치를 하는 동안 계속 적의 공격이 계속됐으나 보겔 상사가 기관총으로 응사하는 사이 현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보겔 상사는 "김병장은 정말 위기의 순간 너무도 침착하게 행동했다"면서 "겸손하고 스마트하며 똑 부러진 대원"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병장은 "부대 복귀후 알 아사드에서 치료받고 있는 부상 동료와 통화했는데 목숨을 구해줘 고맙다고 인사하더라"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머린 콥스 뉴스'는 이날 영웅적인 행위를 한 김병장은 샌프란시스코 출신 한인 2세로 2005년 조지워싱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해병대에 입대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김병장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영웅처럼 덩치좋은 근육질이 아니라 5피트 10인치의 키의 보통 체구에 안경을 쓰고 있지만 진정한 해병대의 영웅“이라고 칭송했다.

【뉴욕=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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