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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재무전략」 변했다/금리안정·상호지보축소 등 적극대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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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해외금융자금팀 대폭 강화/내실위주 기업신용도 높이기 나서
기업내의 가장 보수적이고 국내 지향적인 조직으로 꼽혔던 재무조직이 체질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지금까지 「돈을 얼마나 쉽게,얼마나 많이 조달하느냐」를 놓고 은행이나 단자 등 금융기관과의 인맥다지기에 힘을 쏟았고,통화당국의 금융정책 변화를 미리 알아내는 등 국내문제에만 신경을 곤두세우던 기업 재무조직이 국제화와 다각화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금리가 진정되고 국내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대기업들은 ▲금융의 국제화 ▲증자나 회사채 발행 등 직접금융 비중 제고 ▲부동산 확보 등 담보위주에서 기업 신용도를 높이는 쪽으로 중장기 재무전략을 손질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앞으로 저리의 해외자금을 끌어와 투자하지 않으면 국제경쟁력을 잃게 되고,또 계열사간 상호지급보증의 한도가 축소되고 연결재무제표 제도가 도입되는 등 금융환경이 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올들어 3억달러 규모의 해외자본을 도입한 현대자동차와 양키본드를 발행한 삼성전자·포철 등은 우선 신용도를 높이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매출액 위주에서 내실위주로 경영방향을 바꾸는 한편 기술투자와 첨단업종 진출 등 기업이미지와 신용도를 높이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또 금융시장이 개방되고 자율화되면 금리와 환율의 변동폭이 커지고 위험도 함께 높아지므로 이같은 위험분산을 위해 기업들의 전문인력 양성과 재무조직의 통폐합도 활발하다.
삼성그룹의 경우 『앞으로 금융시장이 개방되고 자율화되면 국내자금·해외자금의 구별이 없어진다』며 비서실내의 국내 및 해외자금팀을 통합했으며 대우그룹도 그동안 계열사별로 분리돼있던 해외금융조직을 그룹기획조정실로 통합운영해 전문화와 국제화에 나서고 있다.
또 대기업들이 최근들어 자사주펀드를 설치하고 기관투자가 등 주요 고객들에게 신규사업이나 회사내용 설명회를 갖는 등 「투자자보호」에도 적극 나서는 등 체질을 개선하는 것도 지금까지 은행에서 자금을 빌려오는 차입금관리 위주에서 종합적인 재무관리로 재무관리의 초점이 바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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