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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CoverStory] 샤토 라투르 … 카리스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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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샤토 라투르의 스테인리스 스틸 양조 탱크.

'샤토 라투르(Chateau Latour.이하 라투르)'의 라벨을 보자. 마치 요새처럼 단단히 뵈는 중세풍 탑, 그 위에 갈기를 세운 사자가 꼬리를 곧추세우고 있다. 강건함, 이는 라투르의 '본능'이다. 하지만 직접 가 본 라투르의 와이너리는 초현대.최첨단이었다. 라투르의 홍보 책임자 소니아 파브로는 "1999년부터 5년에 걸쳐 양조시설을 포함한 샤토 전체를 현대식으로 개조했다"며 "66개의 양조 탱크도 모두 스테인리스 스틸"이라고 설명했다.

라투르는 '탑'이라는 뜻이다. 실제 14세기에 건설돼 '샤토(당시 의미는 '성') 라투르'라 불렸던 요새에서 이름을 따왔다. 탑은 사라진 지 오래고, 탑이 속한 영지에 만들어진 포도원은 17세기 들어 '보르도 와인의 신'이라 불린 니콜라 드 세귀 후작의 소유가 됐다. 무려 270년 동안 라투르의 주인이었던 세귀 가문은 63년 영국 자본에 샤토를 매각했다. 당시 언론은 "프랑스 최고급 와인이 영국인 소유가 됐다"며 개탄을 금치 못했다. 93년 라투르는 다시 프랑스인 손에 들어온다. 와인광으로 유명한 프랭탕 백화점의 오너 프랑수아 피노가 새 주인이 됐다.

라투르는 우리나라에서 '이건희 와인''김정일 와인'으로 통한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과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유난히 즐긴다는 것. '제왕의 와인'이라는 라투르의 별명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샤토 라투르의 포도밭 사이에 있는 보르도식 탑.

# 시음해 보니=유리 문, 잿빛 스틸 탁자, 검은 소파. 시음실 역시 양조장처럼 차갑고 현대적인 분위기였다. 세컨드 와인인 레 포르 드 라투르 2003년산과 2006년산, 샤토 라투르 2001년산을 마셨다. 2001년산만 해도 '세다' 싶었는데 배럴 테이스팅(아직 출시되지 않은 와인을 오크통에서 뽑아내 시음하는 것)인 2006년산이야 더 말할 것 없었다. 강렬한 타닌 성분이 시음을 마친 한참 뒤까지 혀에 뻣뻣하게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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