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씨 대선출마 굳힌듯/귀국회견/“불출마 표명은 내뜻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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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당서 영입 막판조정/이종찬의원,어제밤 김씨와 회동/“경제인으로 계속 남기를” 권유
김우중대우그룹회장이 측근을 통한 대통령후보 「불출마천명」을 뒤집고 다시 출마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새한국당(가칭)은 김 회장 영입추진을 놓고 추진파와 반대파의 막바지 의견조성 작업을 벌이고 있다.<관계기사 3,7면>
새정치국민연합을 이끌며 신당창당의 주도적 역할을 해온 이종찬의원이 김 회장 영입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되고 있으나 다수는 김 회장 영입을 차선책으로 밀고있다.
이종찬의원은 27일 밤 김 회장과 만나 김 회장이 후보로 출마하지 않고 계속 경제인으로 남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 의원은 28일 낮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간담회에서 이 사실을 공개하고 『김 회장의 출마의지가 강한 것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김 회장은 영입대상중 후보가 선택되면 이를 후원하겠지만 만부득이 자신에게 후보수락요청이 온다면 이를 심사숙고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김 회장 영입에 대해 『김 회장이 정치인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선 재산을 공개·환원하고,기업과 정치를 완전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전제조건』이라고 말해 이런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김 회장 영입을 반대할 뜻을 시사했다.
새한국당의 장경우대변인은 28일 오전 『오늘 내일 사이에 영입대상을 일원화할 것』이라며 『후보영입이 가능하다』고 단언해 김 회장 영입을 기정사실화 했다.
그동안 「국민후보」 영입교섭을 받아왔던 강영훈·박태준씨가 명시적으로 고사함에 따라 새한국당의 영입대상은 사실상 김 회장 1인으로 압축되고 있다.
김 회장 영입에 그동안 부분적인 반대의사를 보여온 한영수·박철언·유수호의원 등도 차선책으로 김 회장 영입쪽으로 선회했다.
이에 앞서 김 회장은 27일 밤 이틀간의 방일후 귀국,김포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5일 광주에서 측근인 서재경대우기조실이사가 발표했던 「불출마」「신당영입거절」 입장을 전면 부인하고 정치참여의사를 밝혔다.
그는 『나는 측근을 시켜 얘기한 적이 없으며 그것은 내뜻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금의 정치지도자들로는 개혁을 바라기 어렵다』며 『이런 얘기가 나올때 지도자들이 잘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새한국당으로부터 대통령후보로 나와 달라는 요청이 오더라도 상당기간 생각해 봐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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