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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세 더 굳어진 클린턴/미 대선후보 TV토론 결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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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 경제 변화올 것” 설득 주효/부시 토론전보다 인기 하락/양면 공격한 페로 홀로서기 역부족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세번째이자 마지막이었던 19일의 미 대통령후보 TV토론에서도 빌 클린턴 민주당후보의 우세기조를 뒤집지 못해 재선 고지가 더욱 멀어졌다. 3차 TV토론이 끝난직후 실시된 ABC방송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클린턴 48%,부시 29%,페로 19%로 클린턴이 계속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1차 토론 시작전과 비교할때 클린턴이 1%포인트,페로가 7%포인트의 인기상승을 거둔 반면,부시는 오히려 6%포인트를 잃었다.
정치분석팀에 의한 토론후 주별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이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백70명을 훨씬 넘는 4백23명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부시는 1백15명을 얻는데 그쳐 역시 클린턴의 일방적인 승리가 굳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시는 세번의 토론 가운데 19일의 마지막 토론을 가장 성공적으로 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부시는 이날 토론에서 클린턴이 집권할 경우 세금을 많이 거두어 정부가 지출을 많이 하는 큰 정부가 될 수 밖에 없어 지미 카터대통령시절처럼 고인플레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점과 클린턴의 말에 일관성이 없어 백악관주인으로 자격이 없으며 클린턴이 주지사로 있는 아칸소주의 경제가 미국내 최저라는 점을 들어 비판을 가했다.
이같은 부시의 공격은 최근들어 가장 잘 다듬어진 것이라는 평을 들었으나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으며 유권자의 태도를 변화시키는데도 결정타가 되지 못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공화당 전당대회 종료후부터 이같은 방향을 잡아 계속 국민을 설득해 왔으면 효과가 있을 수 있었으나 그동안 클린턴에 대한 개인적 약점이 공격에만 너무 치중,이제 대세를 바뀌기가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반면 클린턴은 미국경제난을 중점적으로 지적하면서 이제 변화를 가져올 때라는 점을 시종 설득,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가 집권하면 전통적으로 지출이 많았던 민주당정부의 복사판이 될 것이라는 부시의 비판에 대해 자신은 과거 민주당 정부와는 다른 노선임을 부각시키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페로는 『구멍가게를 잘 운영했다 하여 전국적인 백화점그룹을 잘 운영하리라는 법이 없다』며 클린턴이 내세우는 아칸소주의 경제실적을 일축하는가 하면 부시가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 걸프전에 대해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기 직전까지 부시정부는 이라크에 식량·기술지원을 했다』면서 두 후보를 싸잡아 공격했으나 홀로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세번 토론의 종합적인 평가는 『미국 국민들이 현직 대통령인 부시로부터 앞으로 4년간 무엇을 해내겠다는 목소리를 듣고 싶어했으나 부시는 클린턴이 집권하면 안된다는 부정적인 비난에만 골몰했다』는 것이며 따라서 유권자의 태도를 변경시키는데 당연히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국민의 감정을 대변하듯 뉴스위크지 등 각종 시사주간지들은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전제로한 특집들을 일제히 게재하고 있다.<워싱턴=문창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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