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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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27개월 된 아들이 대소변도 못 가리고 엄마·아빠소리도 안 합니다. 혼자말로는 엄마·아빠·어부바·까까라고 말하면서도 사람을 보고는 직접 말하지 못합니다. 이름을 불러도 돌아보지 않고 자기가 하던 일을 계속하고 모든 의사표시는 행동으로 합니다.
엄마 손가락 하나만 잡고 냉장고 앞으로 가서 문을 열어주면 우유·물 등 먹고싶은 것에 손가락을 갖다댑니다.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TV광고입니다. 광고만 나오면 자다가도 일어나고 밖에 있다가도 뛰어들어옵니다. 또 또래아이들과 어울리지 않고 자기가 매일 다니던 곳으로만 고집하며 다닙니다.
남순옥 ( 주부·서울 대림동)
(답)이런 아이의 경우 단지 조금 늦되는 아이일 수도 있고 자폐증성향이 있는 아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몇 가지 특징에서 자폐증의 성향이 보이므로 소아정신과나 어린이 자폐증 연구기관 등의 전문적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자폐증이란 사회성 발달장애의 일종으로 가장 중요한 특성은 대인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폐증 아들은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고 자기세계에 갇혀 있기 때문에 심한 경우에는 엄마와의 상호작용조차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타나는 특징은 언어발달이 늦고 엄마가 얘기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하거나 혼자 중얼거리면서도 대화는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기억력은 뛰어나 잘 외우지만 그것을 적절히 구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청각에 이상이 없으면서도 불러도 돌아보지 않거나 옆에서 큰 소리가 나도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또 TV광고·상표·숫자·문자 등 한가지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특히 숫자·문자 등에 대한 집착을 강하게 보이는 아이의 경우 부모들이 영재아로 착각해 조기발견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폐증은 대개 선천적 요인에 의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증상을 보일 경우 전문가로부터 발달수준을 측정 받고 자폐아로 판정될 경우 조기치료교육을 해야합니다. 진단은 소아정신과에서 받고 치료교육은 현재 우리 나라에 몇 군데 있는 자폐아 전문연구기관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도움말=이주희 인간발달복지연구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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