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일자리 전문직종을 노려라|올 가을 여성취업 전망과 채용경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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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올 가을 여성취업 전망은 전체적인 경기 부진으로 전망이 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공개 채용에 매달려 있는 남성의 경우와는 달리 여성 취업은 공채이외에 수시로 결원을 충당하는 형식의 특별채용이 적지 않아 크게 비관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각 대학 직업보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취업을 희망하는 여고생들의 경우는 예년에 비해 볼때 다소 힘들 것으로 전망되지만 명문 실업계 졸업예정자의 경우 평년 수준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상국 서울여상교장은 『93년 졸업예정자 가운데 현재 취업이 확정된 학생은 54%』라고 밝히고 주로 제2금융권과 대기업으로 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경기부진으로 상고졸업생을 찾는 구인처는 줄어든 반면, 상고졸업생 수는 많아져 수요보다 공급이 늘어난 실정이지만 여학생은 병역등 핸디캡이 없어 남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라는 것이다. 한교장은 『예년의 경우 졸업예정자의 95%가 취업을 희망하며 그 가운데 97%이상이 취업했다』고 설명하고 금년도 예년수준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91년도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91년 고교졸업생 가운데 일반계를 졸업한 여학생중 91년4월 현재 취업한 비율은 13·3%, 실업계를 졸업한 여학생은 82·9%가 취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전문대이상을 졸업한 여성의 경우 같은 기간중 전문대 출신은 60·1%, 대학원 출신은 60·9%가 각각 취업한데 반해 대졸여성은 39·4%에 그치고 있어 상대적으로 대졸여성들의 취업문이 좁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비춰볼때 올 가을여성 취업에서도 가장 「좁은 문」이 예상되는 것이 대졸여성. 특히 이번 가을시즌에는 92년도 졸업생과 93년도 졸업예정자가 함께 경쟁을 벌이게 돼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있었던 삼성그룹의 비서직 및 소프트웨어 전문직 공채에서 50명 채용예정의 비서직에는 1천2백80명이 몰려들어 25·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삼성그룹이 실시했던 비서전문직공채 당시 50명 모집에 7백50명이 몰려 15대1의 경쟁률을 보였던 것 보다약 73%가 늘어난 셈이다.
대학의 직업보도실 관계자들은 『여성취업은 소수 수시 채용이 특징』이라고 설명하고, 『특히 올 가을시즌의 경우 팀워크 보다는 개별적 능력을 중시하는 채용경향이 두드러지므로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직종을 공략하는 것이 좁은 문을 뚫는 비결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표경희 이화여대 직업보도실장은 『여성채용의 경우 특히 능통한 어학 실력을 요구하는 곳이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에 따른 실력을 갖추어 둔다면 일할 자리는 적지 않다』 고 말한다. 특히 영어는 독일·프랑스·일본 기업들까지도 요구할 정도로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갖춰두면 유리한 것이 컴퓨터 조작 실력. 특별히 전산직에 응시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기초과정만 익혀두어도 다른 응모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여성취업의 또 하나의 전략은 중소기업을 먼저 공략한 후 전직을 꾀하라는 것. 문 좁은 인기직종에만 매달려 자신을 소모시키지 말고 비교적 경쟁이 약한 중소기업에서 실무를 익혀 재도전하는 발판을 마련하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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