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업 같은 사람 막으려 내가 나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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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선 주자의 검증 책임을 맡은 안강민(사진) 국민검증위원장은 28일 "(선거 과정에서) 과거와 같은 엉뚱한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위원장직을 맡았다"며 "김대업 같은 사람이 다시 나와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대검 중수부장 시절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사건을 진두지휘한 '스타 검사' 출신이다. 그가 지휘하는 국민검증위가 29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 다음은 안 위원장과의 전화 인터뷰 일문일답. (※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주석)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았다.

"이번에는 정말 (위원장직을) 맡아서는 안 되는데 맡은 것 같다. 자꾸 주변에서 나라 걱정을 하라고 해서 내가 '헤까닥'했다."

-결심을 굳힌 배경은 뭔가.

"개인적인 욕심은 조금도 없다. 내 나름대로는 과거와 같은 엉뚱한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김대업 같은 사람이 다시 나오는 일을 막으려고 일을 맡았다."(※김대업씨는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아들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어떻게 '엉뚱한 일'을 막을 것인가.

"차분하게 검증한 뒤에 뭐가 나오면 모두 오픈해 국민의 심판을 받으면 되는 것 아닌가. 당에서 미리 검증해 세상에 오픈하면 본선에선 오히려 문제가 적어질 수 있다. 이번 대선에선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정당한 선거결과가 나와야 한다."

-29일부터 위원회의 활동이 시작되는데 준비는 됐나.

"한나라당에 대한 느낌은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검증위원회 위원들만 정해 놓고 실제 검증 조사를 담당할 실무진은 하나도 구성돼 있지 않다. 위원들은 큰 틀을 정하는 사람들이지 조사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러면 (검증의) 진도가 빨리 나갈 수 없다."

- 17대 총선 때 한나라당 국회의원 공천심사 위원을 맡았었는데.

"한나라당에 아는 사람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하라고 해서 안 하겠다고 했더니 심사위원을 맡아 달라고 했다. 괜찮은 사람 뽑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수락했다. 당시는 이틀에 하루꼴로 가볍게 일했다. 이번에는 제대로 일할 수밖에 없다."

-최근 정국을 어떻게 보나.

"나라가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다. 걱정이 많다. 젊은 사람들이 세상을 너무 모른다. 우리나라를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는 데 힘쓰고 싶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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