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어떤 사물이나 사건을 평가함에 있어 그를보는 시각과 해석여하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 일부신문에 보도된「해양소년단, 장보고 사적지참배를 빙자한 호화외유」요지의 경우도 그런 사례중의하나다. 보도된 기사들을 보면 한결같이 비난일변도로그에 참가한 사람들이 파렴치한 일을 저지른 것처럼 보도되었는데 그것은 부정적 시각에서 비난을 위한 비난이라는 인상이 짙고 또 그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
첫째 참가자 67명중 학생단원은 4명뿐이었다는 것은 언뜻 보기엔 잘못된 것처럼 보이나 중국은 그 당시만 해도 미 수교국이어서 많은 중·고등학생들을 이끌고 갈 수 없는 사정이라 금년은 대표만 참가시키자는 것이 본래의 방침이었고 참가자 67명은 모두 해양소년단이 구성되어있는 학교의 교장·담당교사 또는 그 일을 돕는 이사들이었으며 여행경비는 모두 자 부담이었다. 동행한 공무원들도 그 업무와 관련 있는 자들로 업무집행을 위한 동행 이였다.
둘째 인천시에서 1천5백20만원을 보조한 것은 선심보조이며 그것을 마치 관광비로 쓴 것처럼 보도되었는데 천부당, 만부당한 내용이다. 그것은 당초 계획대로 중국 영성 시로부터 장보고 유적지영구임대·조경·관리비·제단제작에 정확히 집행되었다(그에 따른 증빙서류와 자료 있음). 일본인들이 우리보다 앞서 장대사의 유적 비를 세우는 등의 성의를 다 한데 반해 우리의 해외 사적보존은 방치 상태인 현지 사정으로 볼 때 정부차원에서 해야 할 일을 인천시와 인천해양소년단이 앞장선 것으로 오히려 자랑스럽고 칭송받아야 마땅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셋째 2∼3일이면 사적지참배를 끝낼 수 있는 것을 만리장성·백두산까지 관광했다고 했는데 그것 역시 비난을 위한 비난이다. 해마다 방학이면 정부가 여비를 부담해서라도 교육자들을 해외연수 시키고 있는데 모처럼 해외에 나간 김에 역사유적지를 탐방한다는 것은 효율적인 여행이며, 더욱이 백두산 전지를 보는 것은 우리민족의 영원한 향수이자 염원인데 기왕의 기회에 그곳을 가본다는 것은 자연스런 코스가 아닌가 한다. 이번 참배단은 비단 그런 유적지 탐방뿐 아니라 우리민족이 대거 거주하고 있는 연변을 방문, 독립운동의 진원지였던 용정을 중심으로 해란강, 송정, 윤동주 시인의 모교를 탐방했고 연변예술학교를 방문해상당수의 교양도서를 전달했다. 또한 장대사의 유적지가 있는 위해 시와는 체육교류를 위한 자매결연(협정서 교환만 남음), 고아원 방문, 선물전달 등 양국 간 우호적인 일을 하고 왔다.
넷째, 이번 참배단이 마치사전 승인이나 계획도 없이 외유나 관광중심으로 행해진 것처럼 보도되었는데 사전에 관련부처로부터 취지와 목적·인원구성·일정 등을 승인 받아 행한 것이며 단원 대부분이 인천시내의 중진급학교장과 교사들이고 충분한 양식과 소양을 가진 사회 지도자들로서 나름대로 국가적으로 뜻 있고 유익한 일을 하는데 열성을 다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비록 시행과정에서 다소 불합리한 일이 있었더라도 그 행적이 국위를 선양하고 지도자의 자질향상을 위해 유익한 것이었다면 격려와 협력을 보내는 것이 대의이며 내가 빠졌으니 혼 좀 나야겠다는 사고는 오히려 비난받아야 될 일이 아닌가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